인천시와 10개 군·구, 인조석 맨홀 뚜껑 전수 조사·교체 ‘나몰라라’

내구성 약해 낙상사고 유발, 시민안전 위협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온요양병원 앞의 인조석 맨홀뚜껑에 지름 약 30㎝의 구멍이 뚫려있다. 강우진기자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온요양병원 앞의 인조석 맨홀뚜껑에 지름 약 30㎝의 구멍이 뚫려있다. 강우진기자

인천지역 보행자도로의 맨홀 뚜껑 1만개 이상이 내구성이 약한 인조석으로 만들어져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각 군·구는 인조석 맨홀 뚜껑에 대한 전수 조사·교체 계획 등을 전혀 세우지 않고, 파손 민원이 들어올때만 교체하는 등 땜질식 대책에 그치고 있다.

18일 인천시와 10개 군·구에 따르면 인천의 인조석 맨홀 뚜껑은 1만3천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추정하고 있다. 인조석 맨홀 뚜껑은 두께가 주철 맨홀 뚜껑(11㎝)보다 얇은 6㎝에 불과해 내구성이 약하다. 또 열과 습기 등 환경적 요인만으로도 쉽게 부서질 수 있어 10년 이상 사용하기에도 부적절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처럼 인조석 맨홀 뚜껑의 약한 내구성은 보행하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파손과 함께 시민이 맨홀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는 해마다 10건 이상의 맨홀 낙상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군·구가 내구성이 약한 인조석 맨홀 뚜껑을 쓴 이유는 잘 어울리는 도시미관때문이다. 2010년대 초에 군·구는 주철 맨홀 뚜껑이 삭막해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등에만 사용했다. 또 주철 맨홀 뚜껑 가격의 50% 수준인 낮은 가격도 인조석 맨홀 뚜껑을 선호한 이유다. 이들 기초단체는 내구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진 2010년대 중반 이후에서야 부서진 인조석 맨홀 뚜껑을 주철 맨홀 뚜껑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곳곳에는 인조석 맨홀 뚜껑이 남아있다. 특히 환경적 요인에 취약한 인조석 맨홀 뚜껑인 데도 2000년대 초반에 설치한 이후 한 차례도 교체하지 않은 곳도 있다.

이런 데도 군·구는 인조석 맨홀 뚜껑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교체 계획은 물론, 조사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파손 등의 관련 민원을 접수한 이후에나 주철 맨홀 뚜껑으로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군·구가 인조석 맨홀 뚜껑의 내구성 문제를 사후조치식으로 일관하면서 보행자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한 구의 관계자는 “파손 인조석 맨홀 뚜껑은 신문고 등의 민원 접수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주철 맨홀 뚜껑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노후하수관로 정밀조사 등과 연계해 인조석 맨홀 뚜껑의 조사·정비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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