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코로나19 우울감 호소… ‘멘탈데믹’ 대비해야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가량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불안ㆍ우울감을 경험, 국민 트라우마 확산인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개개인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4월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천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3%)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에 달했다. ‘매우 심하게’ 느끼는 비율은 1.8%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호소했다.

또한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비율은 높아져 50대 52.2%, 30대 46.5%, 10대 40.0%가 불안ㆍ우울하다고 응답했다. 직업별로는 전업주부가 59.9%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54.3%), 계약직 근로자(53.4%), 중고등학생(46.8%), 무직자(46.7%)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의 불안·우울감 수준은 전국 평균(47.5%)보다 0.1%p 높은 47.6%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로 전국 평균보다 20%가량 높은 65.3%, 가장 낮은 지역인 충북은 31.1%였다. 아울러 국민 20.2%는 코로나19로 수면장애를 경험한다고 말했으며, 대구시민은 그 비율이 30.6%에 달했다. 경기도는 21.2%로 평균을 상회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스트레스는 메르스의 1.5배, 경주ㆍ포항 지진의 1.4배, 중증질환의 1.3배, 세월호 참사의 1.1배 등 타 재난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5점 척도 기준 4.1점으로 나타나 메르스(2.8점), 경주ㆍ포항 지진(2.8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민 대부분은 확진자에 대해 위로와 동정을 느끼고 있으며(67.3%), 분노ㆍ원망은 16.2%, 무감정은 16.5%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응답자 절반(49.6%)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30대(53.8%)에서 가장 높았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국민의 정신건강 피해에 따른 대상자별 맞춤형 심리정신 회복지원 프로그램 개발 ▲자살률 상승에 대한 예방전략 마련 ▲국공립(정신)의료기관 중심의 감염병-정신응급 대응체계 구축 ▲일반 국민들의 회복탄력성 증진을 위한 심리백신 프로그램 확장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국민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민 트라우마 확산,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도민 힐링프로그램을 개발ㆍ보급하고, 계층ㆍ대상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가 지난 16일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발생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민 10명 중 9명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위기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응답자의 86%는 경기도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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