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 불출마...아름다운 세 번째 양보

▲ 김진표(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도전을 놓고 막판 장고에 들어갔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수원무)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박병석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당의 균열을 우려하며 ‘선당후사’를 선택한 김진표 의원을 향해 ‘대인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국회의장 경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고민 끝에 이번에는 국회의장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이 당의 분열을 걱정하며 ‘아름다운 양보’를 택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 의원은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후보(현 노무현재단 이사장)와의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불과 0.9%p 차로 졌지만 깨끗하게 승복했다.

이후 유 이사장은 자신의 SNS에서 “(김 의원은)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종이 한 장 차이로 지는 바람에 출마하지 못했다”며 “(김 의원이)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선거기간 내내 목이 터지게 지원유세를 했다. 제가 그나마 48%라도 득표한 것은 그가 그렇게 해준 덕분이다. 그래서 김진표라는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저는 많이 고맙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후임으로 거론됐으나 일부 시민단체에서 비토 기류가 흐르자 “총선을 앞두고 우리 진영 내의 어떠한 작은 균열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총리직을 고사했다.

김 의원이 이번에 국회의장직 양보를 결심한 데는 당내에 형성된 ‘합의 추대론’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최다선’(6선)이 되는 박 의원과 ‘최고령’인 김 의원 간 경쟁이 과열돼 한쪽이 상처를 입을 경우 당내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당내 경제 관료 출신 인사가 많지 않다는 점도 불출마 이유로 꼽힌다.

김 의원은 “국민이 민주당을 거대 여당으로 만들어주신 것은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하나로 힘을 모아 코로나19 위기, 특히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집권여당이 돼달라는 뜻”이라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경제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역할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박 의원과 김상희 의원(부천병)이 각각 차기 국회의장, 여당 몫 국회 부의장에 단독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당은 오는 25일 당선인 총회를 열어 두 사람을 국회의장 및 부의장 후보로 추대할 계획이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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