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정치여정 마감한 문희상 "의정부 시민에 감사"

퇴임과 함께 사실상 정계은퇴를 예고한 문희상 국회의장(의정부갑)이 “기어이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 만감이 교차하지만 후회가 없는 삶이었다”고 회고했다.

문 의장은 21일 국회 사랑채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 제가 나고 자라서 뼈를 묻을 고향 의정부로 돌아갈 시간이다. 고단했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이어 “저는 두 번의 낙선 경험을 포함해 수많은 위기의 순간과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그때마다 실의에 빠져 있던 저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고향 의정부 시민의 손이었다”면서 “그분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6선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할 수 있었고, 명예퇴직도 하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197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던 때를,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때를 ‘가장 슬펐던 순간’으로 각각 꼽았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4.15 총선 당시 아들이 공천 세습 논란에 휘말렸던 것을 지목했다. 문 의장은 “내가 아들을 출세시키려고 위치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경을 느꼈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 컷오프 됐을 때도 그만큼의 모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의 아들 석균씨는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세습 공천 논란에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의정부갑에 무소속 출마했지만 결국 낙선했다.

끝으로 문 의장은 “은퇴 후 의정부로 돌아가 어머님께서 가꾸시던 것과 비슷한 텃밭을 일구는 것이 진짜 꿈”이라고 말했다. 정금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