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제각각 ‘일시적 관찰실’… "임시방편 불과" 지적

코로나19 유증상 학생을 관리하기 위해 일선 초•중•고교에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사진은 25일 경기도 내 한 고교에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 조주현기자
코로나19 유증상 학생을 관리하기 위해 일선 초•중•고교에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사진은 25일 경기도 내 한 고교에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 조주현기자

코로나19 유증상 학생을 관리하기 위해 전국 초ㆍ중ㆍ고교에 ‘일시적 관찰실’이 설치됐지만 구체적인 매뉴얼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경기일보 25일자 1면)되는 가운데 관찰실 공간마저 학교마다 제각각이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군포의 A 중학교. 이곳은 아직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남는 교실 하나를 활용해 일시적 관찰실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달 27일 중3 등교를 시작으로 다음 달 3일 중2, 8일 중1이 등교하면 관찰실이 지금 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1학급 2교실’ 등 분반 수업이 이뤄질 수 있고, 그때 유휴 교실이 불가피하게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고3 학생의 등교가 시작된 고등학교 사정도 비슷하다.

안성의 B 고등학교는 현재 소강당을 관찰실로 사용 중이다. 시간대별로 전담관리인을 배치해 수업이 없는 교사 등이 이곳을 찾곤 있지만 전교생의 등교가 이뤄졌을 때 관찰실을 현 위치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과밀학급이 많아 교실도 모자라는 학교는 천막으로 일시적 관찰실을 마련, 운영하고 곳도 있다. 실제 수원의 C 고교는 건물 출입구 옆에 파란 천막을 치고 관찰실을 운영하는곳도 있다. 교육부 지침상 관찰실은 ‘학내 별도공간’에 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열악하게나마 이곳에 관찰실을 꾸렸다. 천막 안에 미처 열화상 카메라 등 방역 물품을 두지 못한 상태라 담임교사나 보건교사, 교감ㆍ교장 등이 비접촉 체온계를 상시 소지하고 다니며 관리하는 실정이다.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관찰실은 학교 안 선별진료소와 마찬가지라 학생들과 마냥 가까운 곳에 마련할 수가 없다”며 “여러 학교가 보건실 옆, 도서관, 학교 출입문 근처 등에 관찰실을 배치하고 있는데 모순적이게도 ‘학생이 아직 안 나오고 있으니까’ 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긴급상황 발생 시 119가 오가기 좋은 교문 앞 등 특정 장소가 정해져야 대응도 빠를 것”이라며 “지금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불안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교육 당국은 지역교육청 등을 통해 학교 현장의 의견을 두루 청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이 없을 때 준비한 상황과 막상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에는 차이가 있다”며 “학생들이 등교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점과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학교가 적극적으로 교육부나 교육청을 통해 (해결방법을) 제안해달라”고 밝혔다.

강현숙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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