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뮤지엄파크 내 국립과학관 유치 두고 역사학·미술계 반발

인천시가 뮤지엄파크 예정 부지에 국립과학관(전문과학관) 유치를 추진(본보 5월 28일자 3면)하고 나서자 역사학계와 미술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미 뮤지엄파크 예정 부지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국립과학관이 들어오면 나중에 시립 박물관·미술관의 늘어날 규모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다.

4일 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관 유치 공모에 5일 신청서를 접수한다. 시는 뮤지엄파크(5만3천92㎡) 내 민간투자부지(3천600㎡)에 과학관을 유치해 시립 박물관·미술관 등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역 내 역사학계는 이 같은 유치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 시립박물관 위치를 민간투자부지로 옮기고 앞으로 확장까지 염두해야 하는데, 만약 과학관 유치에 성공하면 시립박물관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립박물관은 뮤지엄파크 내 부지 3천300㎡에 지을 예정이다. 이는 2002년 개관한 서울역사박물관(7천449㎡)과 2011년 개관한 울산시립박물관(4천367㎡)보다 적다. 앞으로 소장품 증가에 따른 전시시설 확장 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좁다. 이 때문에 박물관측은 위치를 민간투자부지로 옮기고, 장기적으로 확장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인천시립박물관의 ‘인천뮤지엄파크 부지 내 이전건립을 위한 인천시립박물관 콘텐츠 개발 및 운영방안 연구’ 중간보고회에서도 “한국 최초의 공립박물관이자 인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적당한 규모인지에 대한 재점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시립박물관도 면적이 너무 부족해 개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지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국립과학관 유치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미술계도 시의 과학관 유치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박물관이 민간투자부지로 옮겨지면 현재 3천900㎡의 시립미술관 면적에 우선 시설을 짓고, 나중에 박물관 부지까지 확장하려던 계획이 모두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인천미술협회측은 곧 시립박물관측과 협의해 시에 과학관 유치에 대한 반대의사를 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뮤지엄파크 사업 부서와 협의 했을 때 관련 문제를 파악하지 못 해 국립과학관 부지를 뮤지엄파크로 정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 논의 등을 거쳐서 국립과학관 이전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면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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