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선수 최초 美대학 1부리그 진출…국가대표팀 간판 수비수
“국내 최초인 만큼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아이스하키를 꿈꾸는 후배들이 저를 보면서 목표를 계속 이뤄나갔으면 합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간판 수비수’ 엄수연(19)이 한국선수 최초로 미국 대학 1부리그 소속인 뉴욕 세인트로렌스대에 특기생으로 선발되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1부 리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로, 초ㆍ중ㆍ고ㆍ대학까지 통틀어 여자 아이스하키팀 하나 없는 척박한 국내 환경을 고려하면 기적에 가까운 결과다.
‘경기도의 딸’ 엄수연은 “항상 목표로 삼아온 미국 대학 1부리그에 진출하게 돼 기분이 매우 좋다. 꿈에 그리던 곳에 진출한 만큼 그 곳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오빠를 따라 6살 때 첫 장비를 입었다는 엄수연은 158㎝의 작은 체구지만, 타고난 힘이 좋아 체격이 큰 서양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게다가 강력한 슬랩샷으로 가끔씩 득점도 하는 등 공ㆍ수에 걸쳐 수준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일찌감치 당시 성남 양영중에 재학 중이던 엄수연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2015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콘월의 아이스하키 전문 교육기관인 ‘온타리오 하키 아카데미(OHA)’에 파견했다.
이곳서 선진 기술을 습득한 엄수연은 분당대진고 재학 중이던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만 16세 어린나이에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엄수연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의 1라인 수비를 맡았다.
엄수연은 “첫 국제무대인 삿포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을 때 느꼈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엄청 많이 떨었지만 무엇보다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내겐 큰 영광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오는 9월 미국 대학 입학이 예정돼 있다. 아이스하키 최강국인 미국에서 보다 많은 것을 배워 한국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선을 넘어 본선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엄수연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환경이 열악한 탓에 운동을 그만두려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럴때마다 긍정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면서 “미래 후배들에게 열심히 노력했던 선수로 기억돼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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