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년의 역사의 강화 대룡시장의 점포들이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보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정오 강화군 교동면 대룡시장. 평일이지만 시장 골목길 곳곳에서 연인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1960년대 복고풍을 간직한 대룡시장은 TV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2018년 59만명이던 관광객이 지난해 100만명을 돌파하며 강화의 ‘핫’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한국전쟁 당시 실향민이나 실향민 2세들이 장사를 하던 노포(가계)가 외부인에게 임대하면서 대룡시장 고유의 옛 정서를 잃어가고 있다. 미닫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옛 가계가 아닌 노상에서 주문품을 받아갈 수 있는 오픈형 카페와 도넛 가계가 자리 잡았고 시장 외곽에는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박승환 군의원은 “많은 관광객이 대룡시장을 찾는 이유는 이발관, 약방, 옛 다방, 방앗간과 주전부리 가계까지 널려 있는 노포를 보기 위함”이라며 “원형보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형 보존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태조사를 하고, 지구단위 지정으로 개발을 제한함은 물론 특별회계를 통해 군이 시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최성호 대룡시장 상인회장은 “대룡시장은 한국전쟁을 피해 교동으로 피난온 실향민이나 실향민 2·3세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장사하던 미닫이식 점포였다”며 “대다수 방문객은 어릴 적 미닫이 점포에 대한 향수 때문에 시장을 찾는데 변형되는 가계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현재 대룡시장은 토지주와 건물 소유주가 다른 등 복잡하게 얽힌 지적 재정비와 불법 건축물 양성화 등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인들을 도울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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