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는 통사적으로 살펴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진전된 문화를 추구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자연과 인간의 사이에서 갈등과 협력의 조화로 이룩한 결과물이다. 지구촌의 여러 지리적 특성에도 인간의 삶을 개척한 지역은 어느 곳보다도 넓고 다양하게 분포되어 발전되어 왔다. 비옥하고 풍요로운 땅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갈등도 계속해서 반복되어 오면서 많은 비인간적인 행동도 돌출되었으나 인간이 가진 영혼의 순수성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고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많은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고 이것에 따른 상처의 흔적도 역사를 인지하는 대중들에게 서글픈 사유를 일으키게 한다. 한국의 역사는 대체로 약 500년의 세월을 의지하여 새로운 왕조에 의하여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전환이 이루어지는 주기성을 지니고 있었다. 새로운 국가를 이루고 안정시키는 과정에서도 협력과 갈등도 내재했을 것이고 이것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으나 다른 민족에 의한 지배와 주권의 박탈은 존재하지 않았다.
주권의 박탈과 이민족의 지배에 따른 시대적 정치권력의 변화로 인한 혼란과 군수목적의 공업화는 지역적 갈등을 제공한 기초로 작용하였고, 신분제 변화에 따른 갈등도 한 부분을 차지했으며, 왜곡된 교육에 의한 사상적 변용은 한 국가의 미래에 암울한 현실로 빠트리게 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갈등과 사상의 부조화는 결국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확대되어 이전의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발생시켰고, 또한 전쟁의 유품으로 남북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도는 것으로 세상은 연속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우주의 진리에서는 인간의 환생이 자기의 생활터전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이루어지므로 민족과 국가를 강조하는 사상은 이치에 맞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인간은 선천적으로 가져왔던 업력과 현실에서 학습된 습관이 현재의 나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공통적인 요소는 이러한 업력의 속성에 원인하는 것으로 도덕에 대한 관념이 우리의 삶을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생계에 보이지 않고 그림자로서 중생들을 얽어매는 하나의 사유가 이기적인 마음이다. 국가 간의 인적 이동과 문화의 교류가 왕성한 현대사회는 자발적인 문화의 수용과 새로운 문화 전개로 전진하고 있어 부작용이 적고 인간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적인 문화의 수용과 억압에 의한 역사의 변용은 많은 후유증으로 그 사회를 해체하거나 큰 혼란으로 이끌어 간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겪었던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강제에 의한 통치와 문화의 접목은 6ㆍ25라는 동족 상잔을 유발하였고, 각 분야에 보존되는 전통으로 남았다. 지금 우리의 위치에서 이전의 선배 세대가 그러하였듯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협력과 공존하는 마음으로 생활규범을 바꾸어가는 것이 이들에 대한 작은 배려라고 생각된다.
세영스님 수원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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