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증가가 당연시되고 있다. 정책 순서에서도 밀려난 듯하다. 이러면 안 된다. 상황은 여간 심각하지 않다. 5월 취업자 수가 39만명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수치다. 3월과 4월에도 각각 19만5천명, 47만6천명 감소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0월~2010년 1월의 4개월 연속 이후 처음이다. 감소의 폭은 그때보다 훨씬 심각하다. 당시에는 6천~3만명 수준이었다. 지금은 30만~40만명 수준이다
이번에도 타격은 청년층이다. 15~29세 고용률이 1.4%포인트 줄었다. 20대만 보면 감소폭이 2.4%포인트까지 높아진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크다. 20대 취업자 감소도 13만4천명이나 된다. 정년ㆍ이직 연령이 아닐 텐데도 이렇게 많은 청년이 일자리를 잃었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고용률은 높아진다. 25~29세의 취업이 증가를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는 없다. 봄철 채용이 사라졌고, 면접도 줄줄이 연기됐다. 청년들의 희망이 사라졌다.
기사마다 붙는 형용사가 있다.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이다.’ 코로나를 참는다고 쉽사리 개선될 것 같지도 않다. 혹여 취업의 문이 열린다 해도 달라질 건 없다. 밀린 취업자들로 경쟁은 치솟을 게 분명하다. 지금의 여파가 1년을 갈지 2년을 갈지 기약할 수 없다. 이른바 ‘코로나 저주 세대’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손을 놓은 듯하다. 이래도 되나.
언제든 폭발할 사회적 시한폭탄이다. 미국에서 그 본보기를 보고 있다.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앞까지 점거됐다. 겉으로는 인종차별 항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실업으로 내재된 불만이 있다. 뉴욕대 루비니 교수도 그렇게 진단한다. “분노하고 있는 실업자가 4천만명이다…(흑인 사망사건이) 실업 급증에 대한 분노 폭발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우리는 다르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
실업의 증가는 방역 행정과 동전의 앞뒤면이다. 강력한 방역 행정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그런 위축은 실업자를 증가시킨다. 지금까지는 확진자 억제만을 보면서 참아왔다. 하지만, 여론이 어느 순간 다른 곳을 볼 수도 있다. 역대 최악으로 내닫는 실업률을 보기 시작할 수 있다. 실업의 고통이 코로나 확산의 공포보다 커지는 순간이다. 그 폭발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쌓여가는 실업 고통이 그리 오래 침묵할 것 같지는 않다.
확진자 감소에 쏟아지는 찬사는 언제든 실업자 증가에 쏟아지는 비난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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