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담 공무원 골병든다

공무원 10명 3·4월 근무 조사 최대 주 85시간 업무강도 높아
사직·병가 등 벌써 5명 이탈 市 “파견식으로 추가 투입”

코로나19 사태로 인천 공무원이 살인적인 업무 강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월 평균 10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며 특히 재난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1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담 공무원 10명(현재 17명)의 3~4월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 1개월을 20일로 계산했을 때 1일 평균 16~17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1주일로 환산하면 최대 약 85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주 52시간제의 약 1.5배다.

이들의 근무강도는 시간외 근무현황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10명의 전담 공무원 1인 평균 시간외 근무현황은 3월 179시간, 4월 153시간이다. 이는 1일 평균 각각 9시간과 8시간의 추가근무를 하는 셈이다. 특히 공무원의 초과근무시간인 월 57시간을 훌쩍 넘는 수치기도 하다.

특히 이같은 높은 업무 강도는 코로나19 전담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시 보건의료정책과 등 코로나19 관련 공무원의 초과근무현황을 파악한 결과 2월 평균 118시간, 3월 141시간, 4월 117시간, 5월 107시간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공무원이 월 10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며 특히 월별로 약 2명은 200시간 넘게 초과근무를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선 군·구 보건소의 방역인력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코로나 발생 초기인 2월보다 평균 1.5배가 넘는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건소 공무원의 총 초과근무현황은 2월 4천850시간에서 5월 7천677시간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과도한 근무시간 외에도 재난을 담당하고 있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각하다. 시의 코로나19 전담팀에서는 벌써 휴직 2명, 병가 2명, 사직 1명 등 총 5명이 이탈했다. 이들은 모두 재난 상황의 부담감에 따른 정신적 불안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연구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공무원 등 대응 참여자들 역시 본인 및 가족이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을 갖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배제당하는 경험을 하는 등 마음건강 돌봄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무편제를 통해 방역에 더 많은 공무원을 투입, 업무 과중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유권홍 원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 것을 봤을 때 앞으로도 업무 편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 공무원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다른 팀의 공무원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사태가 진정된 후 휴가, 승진 등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유세움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전담 공무원의 부담이 가중하고 있다”며 “공무원 증원 등을 통해 이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담팀에 대해서는 요청이 들어온대로 정원을 늘리지는 못 하지만 파견식으로 10명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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