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일손이 바빠 ‘발등에 오줌 싼다.’는 망종(芒種)도 지났다. 하지만 농업인은 여전히 쉴 틈이 없다. 할 일이 많다. 영농 규모와 작목에 따라 다르다. 요즘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90세 넘은 고령자가 뙤약볕에서 일할 정도다. 농림어업조사자료에 따르면 농가 경영주 평균 연령이 무려 66.3세다. 70세 이상이 39.4%, 60대 31.7%다. 농가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농촌일손이 부족한 것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여파로 더 심각하다.
그간 농촌일손은 외국인 근로자가 주요 일꾼이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농촌일손 의존도가 생각보다 크다. 이들은 농촌에서 농업인이 꺼리는 농작업도 대신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하늘길이 막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국하지 못해 농촌일손 부족문제는 마치 벼랑 끝에 내몰린 듯 암담하다. 작목별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되는 농업의 특성상 제 때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낭패다. 우리 농촌은 몇 년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농업생산을 이어갈 수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밭작물은 물론 과수, 축산농가 모두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많은 공공단체나 기업체 임직원들이 대거 농촌을 찾아 일손 돕기에 나섰지만 요즘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선뜩 나서지 못하는 듯해 농촌일손 부족현상은 더 심각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건비마저 폭등해 농업인을 더욱 힘들게 한다. 심지어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까 고민하는 농업인들도 있다. 언제까지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해 농촌일손을 대체할 것인가. 농업기계화로 농촌인력난을 덜 수도 있다. 농업기계화는 많이 진전됐다. 벼농사 기계화율은 97.9%다. 그러나 밭작물 기계화율은 58.3%다. 이 중 일손이 많이 가는 파종정식수확작업은 고작 10% 안팎이다. 농가들은 일손부족과 생산량 증가 등을 위해 농작업에 기계화를 추구하지만 기계화율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농업은 품앗이에 의해 영위되는 산업이다. 농촌에는 품앗이할 인력이 없다. 이제 농촌일손문제도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뜻이 있는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사회공헌기관이나 네이버나 카카오 등 포털을 통해 농촌일손돕기에 참여하는 방법도 그중 하나다. 마땅히 농정당국도 관심을 갖고 이러한 제도가 조속히 정착되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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