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맹활약 하재훈ㆍ서진용, 올 시즌 8경기서 승리 지키지 못해
‘최강 불펜’을 자랑하던 SK 와이번스의 서진용(28)과 하재훈(30)이 올 시즌 블론세이브 8개를 합작하면서 팀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SK는 올 시즌 유독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타선은 여전히 부진하고 ‘필승카드’로 불렸던 불펜진 마저 무너지면서 팀은 17일까지 9위(12승25패)에 머물러있다.
특히, 하재훈의 부진이 심각했다. 하재훈은 지난 16~17일 홈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두 경기 모두 마무리로 나서 다잡았던 승리를 잇따라 놓쳤다.
하재훈은 16일 4대3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2사 후 강백호에게 안타, 유한준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아 역전을 내줬다. 다행히 팀이 9회말 동점을 만들고 연장 10회 서진용이 2점을 빼앗기는 바람에 패전은 면했으나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하재훈은 이어 17일 경기서도 4대3으로 앞선 9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조용호에게 득점타를 내줘 또다시 연장 10회 역전패 하는 원인이 됐다.
지난 시즌 하재훈은 61경기에 나서 블론세이브는 단 1개에 그치며 구원왕에 등극해 ‘특급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올해는 13경기서 벌써 5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해 이 부문 전체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지난해 위력을 떨쳤던 ‘돌직구’의 구위가 줄어든 탓에 올 시즌 유독 장타를 많이 허용하고 있다. 올해 맞은 14개 안타 중 2루타가 3개, 홈런이 2개다.
서진용도 별로 다르지 않다.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4패, 5홀드, 평균자책점 5.21을 기록했고, 3개의 블론세이브로 공동 2위에 랭크돼 있다.
불펜진의 붕괴는 팀 분위기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만큼 타선의 집중력으로 승리에 다가섰던 SK가 ‘필승조’인 하재훈과 서진용을 투입하고도 패한 것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시즌 SK가 정규시즌 승률 공동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마운드 전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특히, 뒷문을 담당한 하재훈은 35세이브로 리그 1위, 서진용은 리그 홀드 2위(33개)를 차지하는 등 두 선수 모두 지난해 맹활약을 펼쳤다.
상황이 이렇지만 염경엽 SK 감독은 여전히 흔들리는 ‘필승조’ 투수들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염 감독은 최근 부진에 빠진 하재훈과 서진용에게 “지금 비바람을 맞고 있지만 잘 이겨줘야 한다. SK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격려했다.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이어 필승 계투진의 부진 속에도 염경엽 감독이 둘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이제는 하재훈과 서진용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차례다.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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