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장 권한 없다고 손 놓지 않겠다”…이천 물류창고 화재 합동영결식 참석

20일 오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 합동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흐느끼고 있다. 경기도 제공
20일 오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 합동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합동영결식’에 참석,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노동경찰 확대’를 재차 강조했다.

이 지사는 20일 오전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사고 희생자 합동영결식’ 추모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노동절을 목전에 둔 날이었다. 그날을 앞두고 38명의 노동자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 모두는 참사의 원인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최소한의 안전 조치마저 작동하지 않는 노동 현장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법률ㆍ제도나 인력 부족을 핑계 삼아 제대로 단속조차 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방치한 우리 스스로 잘못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불법으로 얻는 이익보다 불법으로 얻는 손실이 커야 법을 지킨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참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사람 목숨 값보다 절감되는 공사비가 더 많은 상황에서 돈을 위해 사람 목숨이 희생되는 건 필연”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중대재해발생시 노동자와 하청업자에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사업장과 사업주를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 엄정한 형사 책임과 고의적 행위에 대한 징벌배상으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당장 권한이 없다고 손 놓지 않겠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고 나아가 노동 경찰을 확대하고 지방정부의 노동경찰권을 확보, 다른 비극을 막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노동자의 생명도 존중되는 세상, 사업자의 이익보다 사람의 목숨이 먼저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남은 우리의 책무이자 사명”이라며 “불법으로는 어떤 이익도 얻을 수 없는 공정하고 안전한 세상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오늘의 아픔을 가슴 속에 새기고 저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 부디 가족, 동료, 도민들 위로 속에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희생자의 명복을 기원했다.

한편 지난 4월29일 오후 1시32분께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지상 4층ㆍ지하 2층 규모 물류창고 신축 현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화재 사고를 수사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15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안전 조치가 지켜지지 않은 용접 과정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무리한 공기 단축과 방화문 폐쇄 등 설계 무단 변경 등 안전을 무시한 위법 사항을 발견하고 발주처ㆍ시공사 관계자 등 24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여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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