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이 받은 슬픔과 상처에 비하면 사고 수습 과정에서의 고생은 힘들다고 말할 수도 없는 수준입니다.”
지난 4월29일 이천시 모가면의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38명의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 50여일간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하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황인천 이천시범시민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59)은 합동영결식이 끝난 뒤 이같이 밝혔다.
범시민추모위원회는 미래이천시민연대와 이통장단협의회, 새마을이천시지회, 이천노인회 등 이천지역 7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됐다. 범시민추모위원회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타지인 이천에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고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교대로 머물며 유가족들과 소통했다.
황인천 공동위원장 역시 수시로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어려운 점이 없는지 살폈다. 그는 “합동분향소에 머물면서 주로 유가족과 이천시 공무원 간 의견 차이를 보일 때 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는 데 집중했다”며 “아무래도 감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유가족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만 하는 공무원 사이에서 약간의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황 공동위원장은 유가족과 이천시 간 가교 역할을 도맡아 사태 수습에 이바지했으나 합동영결식까지 마치고 나니 “더욱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황인천 공동위원장은 “유가족들의 슬픔 깊이를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먼저 다가가서 공감하고 그들이 원하는 부분을 충족시키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그럼에도 부족한 점이 많았을 텐데 유가족들이 범시민추모위원회와 잘 소통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화재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확실한 공사현장 안전대책이 마련돼 또 다른 이천 참사가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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