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뒤바뀌는 여름철 스포츠… ‘골프’ 뜨고 수영 등 ‘실내’ 죽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름철 스포츠 트렌드도 뒤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무더위를 피해 실내 스포츠 시설에 몰렸던 사람들이 감염을 의식하면서 야외로 몰리고 있고, 특히 골프장은 평일에도 부킹이 밀리면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경기도 내 골프장 등에 따르면 최근 골프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스포츠로 각광을 받으면서 도내 주요 골프장에 예약 손님이 밀려들고 있다. 일부 골프장의 경우 평일에도 예약이 꽉 차 대기하는 손님까지 생겼다.

용인에 위치한 H 골프장은 이날 평일임에도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180여팀을 예약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주말 기준 160팀을 받은 것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용인의 G 골프장 역시 온라인 부킹을 신청받기만 하면 1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H 골프장 관계자는 “전 타임 풀로 운영해도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대기 손님도 몰려 부킹 민원에 시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골프업계는 이번 국내 골프장의 유례없는 호황의 원인으로 코로나19 영향을 꼽았다. 온라인 골프 부킹 전문업체 관계자는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의식해 야외 활동을 선호하면서 골프의 인기가 좋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해외골프 여행길까지 막히면서 그동안 있었던 수요가 모두 국내로 흡수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실내 스포츠업계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탁구장과 볼링장 등에서 발생한 감염사례로 인해 이용객 사이에서 감염 우려가 확산, 방문객 수가 바닥을 치고 있다.

이날 방문한 수원의 A 볼링장은 전체 14레인 중 5분의 1도 채우지 못한 모습이었다. 평년 같았으면 평일 오전 기준 레인의 절반 이상이 차 있어야 하지만, 최근에는 주말에도 전체 레인의 50%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같은 날 용인의 B 실내 탁구장 역시 실내 방역 수칙 준수 등 이유로 외부 손님들을 일절 받지 않으면서 전년 대비 입장객 수가 반 토막 났다.

특히 수원의 C 수영장 역시 전년보다 입장객이 80% 이상 급감했으며, 어린이 수영 강습은 3개월째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평소 평일 오전 기준 100명에 달하던 입장객 수는 이날 10명에 그쳤다.

C 수영장 관계자는 “어제 수원에서 또 집단 감염이 나왔다는 이유로 오늘 하루만 3명이 등록을 취소했다”면서 “이러다가 우리 같은 실내 체육시설들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까지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김태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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