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끝내 결렬, 21대 국회도 여야 협치 실종
18개 위원장 중 경기·인천 10명… 현안 해결 기대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양당 협상이 끝내 결렬, 과반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독점하게 됐다.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차지한 건 지난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며,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처음이다.
21대 국회가 사실상 반쪽 개원으로 출발한 데 이어 상임위원장 선출 역시 민주당 단독으로 선출하면서 여야 모두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성남 수정)·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원 구성 최종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앞서 두 원내대표가 전날 회동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막판 대타협’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또다시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협상에서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었으나 오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병석 의장은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15일 선출된 6개 상임위원장까지 합하면 총 18명의 상임위원장 중 17명이 선출된 것이다. 남은 1개 상임위인 정보위는 여야 국회 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관계로 위원장 선출이 미뤄졌다.
이날 표결에는 민주당과 군소 범여권 정당만 참여했고, 통합당 의원 103명 전원과 정의당 6명, 국민의당 3명,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의원 4명 등 116명은 불참했다. 운영위원장에는 김태년 원내대표(성남 수정)가 선출됐고, 정무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는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 박광온 의원(수원정)이 각각 뽑혔다. 환경노동위원장은 송옥주 의원(화성갑), 여성가족위원장은 정춘숙 의원(용인병)이 각각 맡았다. 또 정부 예산 편성의 키를 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는 정성호 의원(양주)이 선출됐다.
이로써 지난 15일 선출된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구리)·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파주갑)·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인천 계양을)·이학영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군포)까지 포함하면 총 10명의 경기·인천 의원들이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를 두고 경인지역 정가 차원에서는 현안 해결의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결과적으로 여야 협치는 실종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여야가 각각 ‘일하는 국회’, ‘협치’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팽팽하게 대립, 향후 21대 국회가 또다시 정쟁의 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자치한 민주당의 경우 책임 정치를 강조한 만큼 한 번의 실수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통합당은 ‘여당의 독주’를 강조하며 대여 공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당은 이날 원 구성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데 집중, 향후 정국이 대결모드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1대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나눠서 하는 것조차 되지 않은 것은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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