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20~30대 청년들이 공공기관 청원경찰 채용에 몰리고 있다.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준공무원급의 안정성과 정년을 보장한다는 점이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
1일 인천지방조달청과 인천 10개 군·구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공공기관 청원경찰 공개채용 경쟁률이 80대1까지 치솟았다.
인천조달청의 지난 5월 청원경찰 채용 경쟁률은 87대1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원자의 연령을 보면 20~30대가 87%(76명)이며, 이중 절반 이상은 20대다. 인천조달청 관계자는 “과거 경쟁률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역대 최고로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은 맞다”고 했다.
부평구가 지난달 1명의 청원경찰을 뽑는 채용에도 36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12명이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부평구 역시 전체 지원자 중 90%(33명)가 20~30대로 나타났다.
부평구 관계자는 “지난해는 인천에 주소지를 둔 시민이라면 모두 지원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부평구민으로 자격을 한정했다”며 “이런데도 지원자가 늘었다는 점에서 청원경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서구도 지난 4월에 한 청원경찰 채용이 55대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43대1)보다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중 20~30대 비중도 78%(42명)로 다수를 차지했다.
미추홀구도 같은달 청원경찰을 채용했는데, 경쟁률이 50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3명 모집에 80명이 지원한 것과 비교해 배 이상 늘어났다. 이중 70%(35명)가 20~30대 지원자다.
이처럼 2030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청원경찰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것은 대기업 등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문턱과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 만 60세까지 보장하는 정년 등이 이유로 꼽힌다. 청원경찰은 공무원이 아니지만 공무원 연금을 받고, 급여도 수당 등을 포함해 10호봉 기준 230만~25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취준생 A씨(27)는 “20대는 N포세대라 불릴 정도로 가진 것이 없고, 포기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며 “워라밸 등 개인적인 시간을 중시하기에 돈은 적더라도 안정적이고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공공기관을 택하게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며 “과거 구청 환경미화원 채용 당시 수많은 지원자가 몰렸던 현상과 같다”고 했다.
이어 “비정규직과 계약직 등이 많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다”며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공공기관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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