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자금난에 운영센터 등 개발 전면 취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인천공항 제2국제업무단지(IBC-2)’ 개발 사업의 장기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IBC-2의 앵커시설로 대한항공 전용 인천운영센터(IOC)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대한항공이 이를 전면 중단하면서 나머지 민간투자사업까지 모두 흔들리기 때문이다.
5일 공항공사와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운서동 3233의41 일대 16만1천㎡에 호텔과 업무, 주거시설 등을 개발하는 IBC-2 개발사업(BOT 방식)을 추진 중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제1국제업무단지(IBC-1)의 공항공사 청사와 인근 호텔·레지던스 등의 기능을 분담하기 위해서다.
공항공사는 2016~2018년 199억원을 들여 도로와 공원 등 기반공사를 끝냈다. 이어 대한항공의 7천230㎡ 규모(지하 1층·지상 3층) IOC를 중심으로 각종 업무시설 4동, 호텔 4동, 레지던스·오피스텔 3동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최근 IBC-2의 IOC 개발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대한항공은 2019년 7월 IOC 개발 계획을 발표할 당시엔 투자 여력이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심각하자 IOC 등 신규 시설에 대한 투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자산 매각 등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IBC-1 내 인하국제의료센터에 있는 IOC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제2여객터미널과 거리가 멀어 업무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360억원을 투입해 IOC를 새로 짓기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너무 심각해 IOC 건설 계획 등은 어쩔 수 없이 중단한 상태”라며 “앞으로 계획 등도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대한항공의 IOC 전면 취소로 IBC-2 개발사업도 사실상 현재 계획은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크다. IOC가 IBC-2의 핵심 앵커시설인 만큼, 일대 민간투자가 이뤄지기 쉽지 않아서다.
현재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의 실시계획인가를 받아 2020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400실 규모 IBIS호텔이 IBC-2의 유일한 시설이다.
앞서 공항공사는 2015년부터 2업무단지에 오피스텔·호텔 등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자 모집공고를 냈지만 2차례 모두 유찰했다. 특히 2018년에 공항공사가 오피스텔 등을 직접 건설하는 방안 역시 검토했지만 내부수익률(IRR)이 모두 적자여서 포기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대한항공 개발 취소는 물론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폭탄을 맞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IBC-2 개발은 불투명한 상태”라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새로운 민간사업자 모집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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