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방문자는 관심 없는 전통시장 QR코드시스템…실효성 '뚝'

고양시가 전통시장 3곳 등지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QR코드 시스템. 그러나 고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시 제공

“QR코드를 등록하라고 말씀드리면 ‘들어가지 말라는 거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권유하기도 어렵습니다.”

고양시가 전통시장 등지에 QR코드 시스템을 도입한 지 한달 정도가 지났다. 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객들의 연령층이 높고,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지난달 2일부터 원당ㆍ일산ㆍ능곡 등 전통시장 3곳과 일산서문 상점가 등에 QR코드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운영 기간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다. QR코드가 설치된 곳은 일산시장ㆍ서문시장 상점가 8곳, 능곡시장 6곳, 원당시장 4곳 등 각 입구별로 18곳이다. 고양시는 ‘알바 6000’ 사업으로 선정된 인원 36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출입자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18곳에 2명씩 배치돼 하루 4시간씩 교대로 근무한다.

전통시장에 QR코드 시스템을 설치한 목적은 시장 이용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사례가 빈발, 현금거래 비중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정작 이용객들은 QR코드 시스템 자체를 모르거나, 등록을 거부하고 있었다.

원당시장에선 점심시간에도 QR코드를 등록하는 이용객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주민 A씨는 “시장을 거의 매일 방문하는데 한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산ㆍ능곡시장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종종 방문자들이 QR코드 배너 앞에서 ‘알바6000’ 근로자에게 관련해 물어보지만, 등록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주민 B씨는 “QR코드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개인정보가 넘어간다고 하니까 찜찜해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강제성이 없다보니 무작정 권유하기도 어렵다. 아르바이트로 근무 중인 C씨는 “손소독제는 권유드리는데 QR코드는 물어보는 분들께만 말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양시 관계자는 “시장에는 고양시가 (다른 시ㆍ군보다)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권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유제원ㆍ김민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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