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팬들, 팀 우수선수 잇따른 이적에 수수방관 구단 질타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팬들이 최근 국가대표 수비수인 홍철(30)이 울산 현대로 이적하자 주요 선수를 잇따라 내주는 구단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1일 왼쪽 풀백인 홍철을 울산 현대에 내줬다. 2013년부터 수원에서 ‘특급 수비수’로 활약한 홍철의 이적설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막상 이적이 결정되자 팬들은 또다시 주축 선수를 잃은 것에 대해 구단을 성토했다.
수원의 홈페이지 SNS에는 ‘축구단 운영 관심 없음 매각하던가…데려울 선수도 없으면서 내보내기는.’ ‘팀의 상징이 될 선수를 이렇게 쉽게 보내버리는 (구단) 수준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이 팀엔 더이상 미래가 없다.’ ‘이러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도 팔겠다.’ 등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수원 팬 조태영(35ㆍ평택시)씨는 “팀을 대표하는 주전급 선수를 구단이 또 잡지 못했다.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알고 있지만,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팀의 자세인지 의문이다”라며 “팬들도 구단 행정에 어느 정도 납득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해 팬의 한 사람으로서 지쳐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선수단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 앞서 주장 염기훈은 “우리가 우승하면 구단에서도 더 많이 투자해주지 않겠나”라고 말했고, 이임생 감독은 FA컵 우승 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에 진출했으니 구단에서도 선수 보강과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고 밝혀 구단의 인색한 투자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수원구단 관계자는 “리그 성적이 부진하면서 팬들께서 우려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홍철이 더이상 수원에서 뛸 수 없는 부분은 팀으로써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김민우를 잔류시켰고, 왼쪽 수비자원도 풍부해 홍철이 빠진 자리에 대한 전력 보강을 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팬들이 있기에 구단이 있는 만큼 수원은 팬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있다. 기대와 성원에 보답토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95년 12월 창단된 수원은 모기업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리그 참가 첫 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명문팀으로써 입지를 다져왔지만, 지난 2014년 제일기획으로 운영권이 넘어가면서 지원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우수한 기량을 지닌 선수의 영입은 거의 없는 반면, 산토스, 조나탄, 구자룡, 홍철 등 팀내 우수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 전력 약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수원은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준우승을 끝으로 7위-3위-6위-8위로 부진했고, 올 시즌도 10위(2승3무5패ㆍ승점9)에 머물러 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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