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경기·인천 의원들이 6일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통해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날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경인 의원들은 최 선수의 사망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충격에 빠졌다며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질타했다. 하지만 최 선수 폭행·폭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은 국회에서 관련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문체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박정 의원(파주을)은 경주시청 감독이 최 선수를 향해 위협적인 말을 한 녹취록을 언급하며 “이런 녹취록이 있는데 부인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경주시청 감독이 “팀닥터가 너무 흥분해 제가 더 가라앉히려 한 말”이라고 주장하자, 박 의원은 “그게 말이 되느냐.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임오경 의원(광명갑)은 “아직도 스포츠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나 몰라라 빠지느냐”며 “매번 사건이 발생한 후에 재발 방지를 힘쓰겠다고 얘기하는데 스포츠클린센터, 인권센터는 왜 만든 것이냐”고 울분을 터뜨린 뒤 결국 눈물을 보였다. 임 의원은 또한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3종 팀 해체라는데, (근본적으로) 선수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을 몰아붙였다.
같은 당 김승원 의원(수원갑) 역시 “대한체육회 클린센터, 철인3종협회 등 조사를 맡은 관계기관에서는 현재 이 사안이 경찰조사 중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작 경찰 조사가 끝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지난 5월29일 이후 피해자에 대해 계속해서 피해자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고인이 극도의 스트레스와 중압감, 실망감과 무력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를 향해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의 발표에 동의하느냐”며 “지금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건 축소·은혜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할 사안”이라고 맹폭했다.
송우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