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손님이 없다 보니 반년이 다 지나가도록 전세버스의 주행거리가 0㎞에 멈춰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단체관광 등 수요가 뚝 끊기면서 경기도내 전세버스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보험료 및 유지비라도 절약하기 위해 등록된 전세버스의 영업허가를 반납하면서까지 버티고 있지만, 휴지기에 들어간 차량조차도 사업용여객자동차 연식 제한 기간에 일괄 적용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8일 찾은 화성시 안녕동의 전세버스업체 뉴통일관광 주차장은 적막감만 흘렀다. 손님들을 태우러 나가야 할 버스 10여대는 차고지에 발이 묶인 채 먼지만 쌓여 있었고, 버스를 관리하는 직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업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운영하는 전세버스 16대 중 10대의 운행을 중단했다. 이 중 3대는 직장인 통근버스로 운행하고 있지만, 혹시 모를 단체관광에 대비해 예비로 배차한 3대는 사실상 멈춰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 1월 이후 6개월 동안 보험료, 주차비 등 4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했으며, 기사들의 급여 역시 절반가량 줄었다.
버스기사 김영진씨(47)는 “반년 동안 단 한 번도 버스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며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이 끝나 더는 급여를 챙겨줄 수 없다고 해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김포시 고촌읍의 내나라관광은 피해가 더 심각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무기한 셧다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세버스 5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 업체가 현재 운영하는 전세버스는 단 5대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매출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화성시에 위치한 스마일관광, 명인플러스, BJ투어 등 다른 전세버스업체 역시 수십대의 버스를 세워둔 채 다달이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700만원의 주차장 임대료만 내고 있다.
경기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도내 472개의 전세버스업체 중 7개 업체가 코로나 영향으로 폐업했다. 도내 업체의 상반기 매출은 600억여원으로, 지난해 1천4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문제는 운행하지 못하는 전세버스조차도 현재 ‘사업용여객자동차 연식 제한 제도’에 포함되면서 전세버스업체들의 ‘폐업 페달’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용여객자동차 연식 제한 제도는 사업용여객자동차의 사용기한을 9년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9년이 넘은 자동차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고스란히 업체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조익환 경기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코로나 사태로 전세버스 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여기에 운행 중단 차량까지 연식 제한 기간에 일률적으로 적용돼 코로나가 끝나도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어려움을 겪는 전세버스업계의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고심 중”이라며 “사업용여객자동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칙적으로 출고된 후 9년 이상 지나면 운행할 수 없지만, 현 상황을 고려해 7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9년 연식에 도래하는 차량에 한해 일시적으로 사용기한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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