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장한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남촌시장)의 쓰레기 처리시설이 설계 부실로 가동을 멈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남촌시장은 쓰레기와 침출수 등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악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13일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종건)에 따르면 개장 1개월여만인 지난 4월 남촌시장의 쓰레기 처리시설 중 폐수 처리시설에 대한 가동을 중단했다. 또 쓰레기의 수분을 제거·배출하는 감량화시설 인근의 작업장도 침출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고 있다.
이들 쓰레기 처리시설 문제는 종건이 필요한 설비 등을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종건은 지난 2017년 약 1천615㎡ 규모의 쓰레기 처리시설을 설계했다. 이후 쓰레기 처리시설 설치에는 건축비용 4억원, 감량기 설치비용 4억원 등 총 8억원이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종건은 감량화시설 중 원심분리기를 설계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구월농·삼산농산물도매시장의 감량화시설은 모두 원심분리기를 연결해 사용했다. 원심분리기는 감량화시설 중 감량기에서 배출하는 탈리액의 부유물질을 제거해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탈리액은 하수를 활성슬러지법으로 처리할 때 발생하는 잉여슬러지를 혐기성분해하고 남은 액체로, 그 농도가 높으면 폐수 처리시설의 작동이 멈춘다. 결국, 종건이 원심분리기를 설계에 반영하지 않아 폐수 처리시설이 가동 1개월만에 멈춘 것이다.
이와 함께 종건은 감량화시설 인근의 작업장에 고이는 침출수를 내려 보낼 수 있을 정도의 바닥 기울기 역시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작업장 바닥에는 2~3㎝ 이상의 침출수가 고여 악취가 심각하다.
특히 이날 남촌시장 내 쓰레기 처리시설을 방문한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시의원들마저도 현장 점검 과정에서 작업장 근처로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작업장의 악취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임동주 산업위원장은 “당초 원심분리기 미설치 등 설계 부실로 보인다”며 “다각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종건 관계자는 “일부 설계가 미미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관련법 등에 따라 제작한 것이기에 부실설계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승훈·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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