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도박문제는 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청소년 도박문제가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도박의 늪에 빠졌다는 충격적인 보고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경기도 청소년(중1~고2, 학교 밖 청소년 만13~18세)에 한정해 분석한 자료다. 경기도 중·고등학생 17명 가운데 1명이 도박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박은 놀음이다. 돈을 걸고 하는 내기다. 도박은 오락이 아니다. 여가도 아니다. 청소년의 도박행동은 주로 돈내기 게임이다. 뽑기 게임(22%)을 비롯해 스포츠 경기내기(9.7%), 사다리 타기나 짤짤이 등 내기게임(8.6%), 카드나 화투를 이용한 게임(8%) 순이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은 친구를 따라 재미삼아 시작한다. 이러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도박이 오프라인을 넘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내기로 이어진다. 도박은 요행수를 바란다. 위험한 일에 손을 대는 행위다. 도박의 위험이나 징후를 알지 못하고 빠져든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쓴 돈이 한 회에 평균 1만5천940원이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게 자그마치 50만원이다. 남학생이 2만859원, 여학생이 1만639원을 도박에 썼다. 고등학교 2학년이 평균 2만1천871원, 중학교 3학년이 1만8천858원으로 다른 학년에 비교해 사용된 돈이 더 많았다. 도박 빚이 생기면 친구와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긴다. 부족한 도박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한다. 또한 학교폭력, 가출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 청소년들이 안전한 학교 환경 속에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이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다. 도박에 빠지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진다.
청소년기는 놀이를 통해 다양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하지만 놀이문화가 다양하지 않다. 청소년들은 도박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놀이의 한 형태로써 도박을 경험한다. 노름이란 말 자체가 놀이의 옛말인 놀음에서 나온 말이다. 도박 역시 승패를 다루는 놀이다. 대체로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 그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짜릿함과 즐거움, 친구들과의 놀이 및 친목 욕구로 시작됐지만 청소년기에 도박행동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성인기까지 진행되는 질병이다.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치유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만성질환이다. 청소년기에 예방이 절실한 이유다. 그래서 도박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학생들을 유해(有害)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만드는 것은 사회적 책무다. 더 이상 교육기관의 손에만 맡겨두지 말고 가정·학교·사회가 총체적으로 공동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노출되지 않게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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