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격리자 늘면서 군·구 예산 바닥... 구호물품 못 주는 구도

컨트롤타워 시급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가격리자를 위한 인천지역 군·구별 구호물품 예산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군·구별 지원 물품이 천차만별인데다 일부 구는 자가격리자의 구호물품을 지원하지 못하면서 인천시 차원의 일관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인천지역 8개 구(옹진·강화 제외)에 따르면 가장 많은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곳은 계양구다. 계양구는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과자류, 음료수·차, 생활용품 등 1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남동·부평·중·동·서·연수구 등은 4만∼5만원대의 구호물품을 지원한다.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내부 구성은 각 구별로 다르다.

반면 미추홀구는 지난 10일부터 구내 자가격리자 81명에게 구호물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지원하는 구호물품은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가 제공하는 물품,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기탁하는 물품,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준비하는 물품으로 나뉜다. 지난 6월부터 대한적십자사,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지원하던 구호물품이 점점 줄어들어 사라지자 군·구별 예산에 따라 구호물품이 달라진 셈이다.

일부 군·구에선 구호물품 지급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6일 해외에서 자녀와 함께 입국한 A씨는 한국에 들어온 지 5일이 지나서야 연수구로부터 구호물품을 받았다. 그마저도 박스에는 즉석밥 10개, 김 8개, 즉석국 2개, 즉석카레·짜장 각각 2개, 참치캔 3개, 통조림햄 3개, 라면 5개가 전부다. 2주간 하루 3끼를 먹으면 총 42끼분량, 하루 2끼를 먹으면 28끼분량이 필요하다.

A씨는 “2주간 집에 있으라고 강제하면서 5일이 지난 후에야 구호물품을 보내고, 그마저도 하루 1끼만 먹어도 부족한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아이와 함께 왔는데 간식은 물론 마실 물도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다른 곳에서는 이 정도로 부실하게 주지 않는데 형평에 어긋난다”고 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공무원이 직접 구호물품을 전달하다 보니 늦게 전달하는 곳들이 생기는 것”이라며 “물은 구호물품 박스를 차지해 다른 물품을 넣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특히, 일부 구에서는 생수 제공을 두고 ‘수돗물을 끓이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식수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수돗물 유충 사태가 불거져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무책임한 답변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각 군·구의 구호물품 지원 현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타 지역의 상황과 지원 방법 등을 검토한 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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