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충 나오는 수돗물,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9일 인천시 서구 소재 모 빌라에서 유충이 발견, 접수된 이후 인천시에만 약 370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 인천시는 주민 신고는 늘어나고 있지만, 유충 발견 건수는 지난 15일 55건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아직도 주민들은 불안하다.

인천시에 의하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유충 발견 민원 신고를 받아 조사한 결과 서구 16곳, 영종도 1곳 등 17곳에서 유충이 추가 발견돼 발견 건수는 총 128건으로 늘었다고 한다. 유충이 발견된 수도관을 조사한 결과 이는 인천시가 390억원의 예산을 들여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새로 설치한 인천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아 발생한 깔따구 유충들이 관로에 남아 있다가 계속해서 가정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시는 유충 신고 후 박남춘 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개최, 인천시교육청에 식·음용 중단을 요청하고 서구 3만6000가구에 수돗물 음용 자제 권고를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인천시가 취한 조치는 유충 발견 신고 후 5일이 지난 후 취한 뒷북 조치였기 때문에 과연 공무원들이 수돗물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은 면할 수 없다. 이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1만3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관계 공무원의 처벌을 요청한 것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문제는 인천시뿐만 아니다. 경기지역의 시흥, 화성, 안산 지역에서 유충 발견 또는 의심 사례 신고가 접수되어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지난 16일 시흥시 하상동 모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세수를 하기 위해 수돗물을 틀었는데 살아있는 유충을 발견, 신고했다.

또한 지난 15일 화성시 동탄 모 아파트와 마도면 직업훈련교도소 내 화장실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 역시 신고했다. 안산시에서도 17일 7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었다. 화성시는 수돗물의 잔료염소 검사 결과 음용 적합 기준으로 확인되었으며, 안산의 경우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기도의 경우, 신고된 의심사례 검사에서 인천시의 검사 결과와는 달리 해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계속되는 의심신고 사례의 증가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수돗물 사용하기가 불안하여 마켓에서 생수 판매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불안심리의 반영이다.

여름철은 어느 때보다 수돗물을 비롯, 위생 점검이 중요하다. 더 이상 유충이 발견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수도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해야 될 것이다. 공무원들은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 점검을 통해 수돗물 유충 발견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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