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수칙 준수하며 마스크 쓰고 안정거리 유지한 채 관전
“오늘이 진짜 프로야구 개막날 처럼 느껴집니다.”
가랑비가 내리고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5월 5일 무관중 개막 후 82일 만에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26일 오후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수원 KT 위즈파크에는 코로나19 경고문들이 관중석 곳곳에 붙어있었지만 관중들이 들어서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이날 오후 3시20분께부터 관중 입장이 시작되면서 양팀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은 각 출입구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2m 거리를 유지한 채 차분하게 순서대로 입장했다.
발열 검사와 티켓 확인, 전자출입명부 QR코드 스캔 등 여러 과정을 통과한 후에야 2층 관중석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아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최종현씨(41·화성 동탄1동)는 “예년같았으면 휴가철인 요즘 아이와 함께 야외 활동도 했을 텐데 코로나19로 꼼짝 못했다. 때마침 정부가 프로야구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야구광’인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면서 “오늘 아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장철재씨(62·화성 봉담)는 “코로나19로 TV로 밖에 야구를 시청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웠는데 유관중 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직관하러 왔다”면서 “오늘이 진짜 프로야구 개막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관중들이 구단의 지시에 잘 협조해 코로나19 확진자 없이 경기가 진행돼 이제부터라도 프로야구의 열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날 야구 경기를 보면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풍경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KBO 지침에 따라 관람석에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고, 구장 매점 앞 지정된 장소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KT 위즈파크 경호 책임자인 김현수 유비쿼터스 대표는 “경호원과 구단 관계자, 방역요원 등 90여명이 KBO 지침에 따라 마스크 미착용자 조치, 지정좌석 앉기, 마스크를 내린 채 응원 금지 등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 요원들이 긴장하고 근무하고 있다”며 “관중들이 방역과 질서 유지를 잘 이행해 무사히 경기를 마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O는 26일부터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에서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이날 위즈파크에는 약 1천800여명이 입장했다.
KT구단 관계자는 “어렵게 관중 입장이 허용된 만큼 만반의 준비를 다해 관중들을 맞이했다. 확진자 없이 경기가 잘 마쳐져 수용 가능 인원의 10% 팬들이 아닌 모든 팬들이 예전처럼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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