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 경기지역 곳곳 ‘물난리’…주택 침수에 홍수까지

안성 222㎜ 최고 강수량… 곳곳 옹벽 붕괴, 침수 피해 잇따라

경기도 등 전국에 폭우가 쏟아진 30일 오전 홍수경보가 내려진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 청미천 주변 농경지 및 하우스 등이 온통 물바다로 변했다. 김시범 기자
경기도 등 전국에 폭우가 쏟아진 30일 오전 홍수경보가 내려진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 청미천 주변 농경지 및 하우스 등이 온통 물바다로 변했다. 김시범 기자

경기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졌던 지난 밤사이 수원ㆍ여주ㆍ화성ㆍ안성 등 곳곳에서 장대비로 물난리가 났다.

30일 수도권기상청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이 안성 222㎜, 이천 198㎜, 여주 194㎜, 용인 114㎜ 등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 서편 과일동 출입구는 코를 찌르는 악취로 가득했다. 전날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배수관이 막혔고 역류한 물이 허벅지 높이(약 70㎝)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다. 주변 식당과 주택은 침수 피해를 입었고, 반지하 세대엔 창가로 물이 쏟아지고 변기가 역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횟집에서 일하는 양은영씨(62)는 “하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식당의 홀은 물론 주방까지 밀려 들어와 식탁 위로 올라가야 했다”며 “물이 빠진 지 12시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역겨운 냄새가 계속 난다”고 토로했다.

전날 오후 7시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펌프를 이용해 고인 물을 빼냈지만, 수원시는 당분간 양수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하수구 막힘 현상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서다.

여주에는 그야말로 물폭탄이 떨어졌다. 이날 새벽 가남면 일대를 중심으로 시간당 51㎜의 폭우가 내렸고, 청미천이 흘러넘쳐 주변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오전 4시께 여주 원부교(청미천)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수위가 계속해서 상승하자 오전 5시30분께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이 밖에도 화성 향남읍에서 차량 3대가 고립돼 시민 6명이 구조됐고, 장안면에서 주택가 옹벽이 붕괴되면서 이재민 2명이 발생했다. 또 안성 창전동과 이천 설성면, 용인 처인구 등에서 주택 침수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달 10일까지 비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매우 약해진 상황”이라며 “침수 외에도 산사태, 축대 붕괴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장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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