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야심작 '트레일블레이저' 각종 옵션 결함

한국지엠(GM)이 경영정상화를 이끌 핵심 모델로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에서 각종 결함이 나와 고객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엔진 출력 저하와 핸들 쏠림 현상 등 안전을 위협할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한국GM 측은 신차에서 종종 생길 수 있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30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판매 중인 일부 트레일블레이저에서 엔진 출력 저하와 후방카메라 습기 현상, 핸들 쏠림 현상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후방카메라는 10대중 1~2대꼴로 습기가 차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일부 차량은 핸들이 좌측으로 쏠리거나 우측으로 몰리는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엔진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차량에서 엔진 출력 저하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엔진 경고등이 들어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한 고객들 사이에서는 ‘후방카메라 습기 당첨’, ‘엔진 경고등 당첨’, ‘엔진 출력 저하 당첨’ 등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월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한 직장인 A씨(31)는 “GM이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해 구매했는데 문제가 한 두가지도 아니고 여러 가지 결함이 생기다보니 차를 믿고 산 고객으로서 화가 난다”고 했다.

이밖에도 트레일블레이저는 차량 도어(door) 조립 불량과 방향 지시등 및 에어컨 소음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GM 측은 신차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차를 출시하면 품질 이슈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품질관리부서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차에서 일상적으로 생기는 문제로 넘겨선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재기하기 위해 마케팅에 온 열정을 다한 차량인데, 옵션 문제라고 보기엔 치명적”이라며 “엔진 출력 저하나 경고등은 단순 옵션의 문제가 아니라 엔진 설계적인 결함이나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소비자 입장에선 불편한데다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초기에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부분인데, GM측에서 문제를 빨리 인정하고 조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만 9천545대를 기록해 경차인 스파크(1만3천876대)에 이어 한국GM 차량 중 2번째로 많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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