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일환인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이 현재 진행중인 광역교통대책과 상충하는 등 정부의 일관성 없는 사업 추진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간의 갈등까지 조장하는 모양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착공한 ‘시흥 목감~수암 간 도로확장공사’ 부지 일부를 국토교통부가 공공주택지구(안산 장상지구)로 지정하면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LH,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LH는 2015년 입주를 시작한 시흥목감지구의 광역교통 개선대책으로 ‘목감~수암간 연결도로’ 설립 계획을 수립,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천748㎡ 규모의 목감지구는 1만1천928가구에 3만814명이 계획돼 지난 2017년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대규모 입주 수요에 맞지 않는 주변 교통 상황에 주민들은 교통체증을 겪어오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목감~수암간 연결도로가 완공으로 불편함 해소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의 일환으로 국토부가 안산 장상지구에 1만4천400가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목감~수암간 연결도로의 내년 준공 계획이 틀어질 위기에 처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장상지구 설계도에 목감~수암간 연결도로 일부 구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토부의 정책 난맥상에 시흥시와 안산시 등 지자체들은 각자 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대립하는 모양새다.
시흥시는 지난 5월 목감~수암간 도로확장공사는 실시계획 등 행정절차가 이미 협의 및 완료된 사업으로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 달라고 LH에 공문을 보냈다. 시흥시 관계자는 “장상지구 설립 시 인허가, 보상 및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최소 2년이 소요돼 최초 입주한 목감지구 주민들의 교통불편 등 민원은 피할 수 없다”며 “LH는 원안대로 공사를 진행하거나 노선을 변경한다면, 목감지구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등 대안이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산시는 해당 도로확장공사가 계획된 장상지구를 관통하도록 설계돼 있어 장상지구의 도로, 교통망 계획에 적합하게 노선 변경을 LH에 요청했다. 안산시는 “지자체, 기관 간 협의가 필요한 사업으로 모든 사업 시행을 맡고 있는 LH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이 같은 마찰이 이어지자 국토부는 LH와 시흥시와 안산시 등 관계기관 협의를 목적으로 현안회의를 두 차례 개최했다. 그러나 두 차례 회의에서도 양 지자체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H는 확정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며 일축했다. LH 관계자는 “아직 지자체 간 협의 등 확정된 것은 없으며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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