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만 되면 바다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다가 배로 휩쓸려 들어가니 큰 사고가 날까 걱정입니다.”
11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 강화도 석모대교 일대. 바다 곳곳에 나뭇가지,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이 뭉쳐 거대한 띠를 이룬다. 해안가에는 어디서 온지도 모를 온갖 쓰레기가 마구 뒤엉킨 채 곳곳에 널려있다. 여객선 선장 김대일씨(51)는 해안가 구석까지 밀려온 쓰레기 더미를 가리키며 한숨을 내쉰다.
김씨는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기관실 밑 구멍이 있는데, 이곳을 작은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가 막으면 엔진 과열로 이어진다”며 “1년에 1~2번은 해양쓰레기 때문에 고장이 나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배 스크류(추진기)에도 큰 나뭇가지가 걸려 고장나기 일쑤라 장마 때마다 괴롭다”고 했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해양쓰레기가 강화도의 바닷가를 뒤덮으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강화군에 따르면 군은 해마다 장마철 해양쓰레기 처리에 4억8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한다. 해마다 장마철만 되면 쓰레기가 밀려와 어업인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군은 이미 올해에만 총 1천15t의 쓰레기를 치웠다.
특히 올해 인천지역의 장마가 49일째 이어지고 있고, 비의 양도 많아 해양쓰레기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올해 장마가 길어지면서 강의 하구인 강화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마철에 유속이 빨라지면서 육지의 쓰레기까지 모두 강화로 떠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해양쓰레기로 양식업 피해 등 어업권 훼손 문제와 쓰레기가 녹조현상을 가속화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빠른 수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군은 예산 등의 문제로 기존의 해결안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바지선 위에 V형의 차단막을 설치해 바다에 떠있는 쓰레기가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고 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며 “각 읍·면에도 해안가 쓰레기를 치울 수 있도록 인력을 모집할 수 있는 비용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7일에 1번씩 10~15명 정도의 인원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고, 어업인이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채워오면 수협은행에서 60ℓ당 6천 원씩 지급하고 있다”며 “현재 지원하는 예산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추가 지원 계획은 없다”고했다.
이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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