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토지거래허가제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정책 시행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정책 여파로 수도권 전반에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서울ㆍ인천 등과 협의를 거쳐 적용 범위ㆍ대상 등을 설정할 방침이다.
이재명 지사는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여부를) 가급적 빨리 정리하려고 한다. 이것 역시 시장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는데 불안함이 경제에 제일 큰 피해를 끼친다”며 “가능하면 빨리 의견 수렴하고 전문가들 의견도 모으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찬반 극명한 토지거래허가제…경기도 고심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31일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는 지역에서 부동산을 사려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관할 시ㆍ군ㆍ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허가를 받아도 바로 입주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이를 두고 찬성 측은 ▲투기로 인한 비합리적 지가 형성 방지 ▲부당한 불로소득 통제를 위해 토지거래의 공적 규제 ▲헌법재판소도 재산권의 본질적 침해 아니라고 판단 등을 주장한다. 반대 측은 ▲과도한 기본권 침해 ▲구매심리와 공포수요 자극 ▲풍선 효과로 경기외곽 투기수요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6ㆍ17 부동산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1년간 지정된 서울 강남구 삼성ㆍ대치ㆍ청담동, 송파구 잠실동(법정동 기준)도 이러한 명암이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최종병기…인근 지자체와 협의 필요
이날 방송에서 이재명 지사는 “정부와 특히 수도권 다른 시도(서울시, 인천시)에 대해 협의를 해볼 생각”이라며 “토지거래허가제라고 하는 게 워낙 강력한 조치여서 최종병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 논의 과정에서 지역적으로 일부를 하느냐, 전부를 하느냐 아니면 거래 대상을 어떤 거래에 한정할 것이냐, 또는 규모는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이냐 (등의 의견이 공유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재명 지사는 외국인이나 법인들, 대량 구입 사례 등은 수요가 거주용이 아닌 경우가 많은 만큼 비거주 타겟형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지사는 GTX를 비롯한 교통망 호재로 인한 집값 상승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부동산 문제는 투자 투기ㆍ공포 수요 때문이니 부동산 호재 등으로 발생한 정상적 가격 상승 요인을 억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정부 당국자들한테 너무 가격에 집착하지 말고 실수요에 의한 적정한 가격이라면 높더라도 용인해야 된다”며 “실거주용 1주택은 보호를 하고 1주택이더라도 비주거용 투자 투기용 경우에는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 그래야 수요 공급이 정상화된다”고 정부 부동산 정책 관계자에 충고하기도 했다.
이어 “관료들이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보좌를 못한다. 언제나 1%씩 부족하다. 부동산 문제 핵심은 부동산이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라며 “주택 공급에 대해 현재는 분양을 아무리 많이 해도 로또 분양이 돼서 오히려 분양 광풍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으니까 장기 공공임대주택,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대로 ‘평생 주택’ 이런 것들을 공급하는 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비난ㆍ비방하는 미래통합당, 구태라고 생각
이재명 지사는 최근 토지거래허가제를 위헌이라고 지적하는 등 각을 세운 미래통합당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야당 일부에서는 ‘위헌이다, 자유의 침해다’ 말씀을 하는데 분명히 말씀드리면 이건 합헌 판결이 두 번 있었고 토지거래허가제도는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진 것”이라며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을 강제로 시행한 때가 있었는데 (그 장본인이) 김종인 대표고,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 토지를 사서 부동산을 사서 돈을 벌려고 가지고 있는데 이거 본래 업무와 관계없으니까 강제로 팔라고 조치를 했던 것도 김종인 대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거기에 비하면 비주거용, 즉 실거주용이 아닌 주택을 살 때 허가를 받고 사라는 것은 훨씬 못 미치는 제재인데 이걸 두고 저를 공산당이라느니 위헌이라느니 이런 말씀을 하니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당이라고 하는 게 선의의 경쟁, 잘하기 경쟁을 해야 하는데 상대 당이 하는 일이니까 무조건 비난하고 비방하고 실패하기만을 기다리는데 그건 구태라고 생각, 조금 안타깝다”고 일침을 놨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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