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우리제일교회에서 사흘간 누적 확진자가 72명이 나오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이 같은 수도권 교회 관련 확진자는 최근 2주간 193명에 달한다.
1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낮 12시 기준 우리제일교회와 관련해 교인 58명과 지인 2명 등 총 6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교회에서는 지난 11일 지표환자가 발생한 이후 사흘 만에 모두 72명이 감염됐다.
확진자 대부분이 교회 신도인 우리제일교회는 신도 수만 무려 1천100명에 이른다.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은 이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60여명으로 이뤄진 성가대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노래를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고양시 기쁨153교회에서도 1명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4명으로 늘었다.
교회 관련 감염자는 이달 들어 급증하고 있다. 도내 교회를 비롯한 수도권 교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이달 들어 총 193명에 이른다.
김포 주님의 샘 교회 17명과 고양 반석교회에서 34명이 확진됐고, 서울에서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19명, 중구 선교회에서는 5명, 7월20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사랑교회에서 2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138명이 각 교회 교인이며 55명은 확진자의 가족 등 접촉자다.
교회 집단감염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보면 증상이 있음에도 예배에 참석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찬양을 하거나 식사 등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종교행사 관련 역학조사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착용했고 예배 및 성가대, 소모임 등에 참여해 밀접한 대화를 나누거나 종교시설 내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있음에도 예배 참석을 통한 반복 노출도 발생해 학교, 시장, 직장 등 지역사회로 빠르게 감염 전파가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방대본은 아울러 역학조사에 불응하거나 고의로 방해해 감염이 확산할 경우를 대비해 고발 및 구상권 청구 등 엄정한 조치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교회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도내 모든 종교시설에 정규 예배ㆍ미사ㆍ법회 등을 제외한 각종 모임과 행사를 금지하는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7일부터~이달 13일까지 도내에서 21명의 확진자가 급증했고, 37%에 달하는 78명이 종교시설에서 발생해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특히 종교모임 후 단체로 식사하는 행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성가대 연습 등 동일한 위반사례 반복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종교시설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처분 대상은 도내 1만5천778개 종교시설로 기독교시설은 1만3천707개이며 천주교시설 399개, 불교시설 1천481개, 원불교ㆍ유교ㆍ이슬람교 등 기타 191개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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