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접수 코로나로 ‘조기 마감’…하루만에 끝, 1년 기다려야”

#1. 판교에서 근무하는 6년차 직장인 P씨(32ㆍ용인)는 현업에 비전이 없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올해 첫 응시를 앞두고 P씨는 어느 지역에 있는 시험장을 선택할지 고민했다. 보통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일주일가량 지원할 수 있어 천천히 생각하다 선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접수 첫날 P씨의 직장과 집 인근의 모든 시험장이 마감되면서 결국 자리가 남아있던 대전지역에 지원했다. P씨는 “수도권 시험장이 꽉 차 멀리 원정 시험을 보러 가야 한다”며 “공인중개사 블로그ㆍ카페 등에서는 서로 응시 지역을 교환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2.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K씨(53)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 2020년도 시험 접수에 무사히 성공한 K씨와 달리 그의 학원 동료들은 시험장이 만석이라 접수가 마감되면서 응시 기회를 잡는데 실패했다. 지난해 수원 내 시험장(초ㆍ중ㆍ고교)은 통상 한 곳당 1천명씩 받았지만 올해는 450~500명만 받는 수준이다. K씨는 “첫날 일찍 신청했는데도 가까스로 접수를 마쳤다”며 “다른 상당수 학원생들은 접수에 실패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취업난 속에 부동산 시장이 열풍을 타면서 공인중개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거리두기 여파로 수도권 시험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수도권 지역의 시험 접수가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되면서 공인중개사 준비생은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30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는 전국 29만8천여명으로 5년 전(2013년ㆍ15만8천여명) 대비 2배가량 늘어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20년도 시험은 이달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원서 접수를 진행중이다. 그런데 접수 첫날인 지난 10일께 접수 사이트가 먹통이 됐다. 또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의 시험장이 모두 마감됐다.

연 1회 시행되는 시험에서 ‘시험장’을 놓친 수도권 내 응시생들은 추가 자리를 노리며 원정 시험을 준비하거나, 지역별로 서로 응시장을 맞바꿔 재접수를 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매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생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시험장에도 제약이 생기다 보니 경쟁률이 더 치열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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