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일기예보만 탓하랴

누가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일까?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을 꼽는데 분야에 따라 스티븐 호킹을 꼽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천재적인 물리학자 호킹은 희귀병인 루게릭병으로 50여 년을 누워서 뒤틀린 육체와 싸워야 했다.

그러면서도 과학계에 불후의 업적을 남긴 호킹 박사는 2018년 76세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는 생전에 인류의 가장 큰 위기로 세 가지를 경고했다.

첫째는 소행성의 지구 충돌(Asteroid Crash)이다. 우리 지구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행성은 2천84개. 사실 이 땅에서 공룡이 멸종된 것도 소행성의 충돌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중생대 시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화산 활동으로 인한 재와 먼지가 지구를 뒤덮었고, 그로 하여 빙하기가 도래해 그에 적응을 못 한 공룡은 멸종했다는 것이다. 호킹 박사가 경고한 두 번째 위기는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Pandemic)이다. 이미 인류는 유럽 인구의 30%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페스트나 1918년 스페인 독감을 경험했다. 특히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 5억명이 감염되어 최소 1천700만명에서 최대 5천만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세계대전 때의 사망자를 능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14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우리의 인구를 생각하면 엄청난 희생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코로나 방역 모범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도 1만4천여명이 확진 상태고 사망자도 3백 명을 넘었다. 세계적으로는 2천만명 이상이 감염돼 75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와 같은 인명피해 말고도 세계 경제를 크게 위축시켰고 우리 사회생활 역시 비대면(Untact) 체제로 급속히 전환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코로나19의 불을 끄는 백신이 나온다 해도 또 다른 전염병 바이러스가 언젠가 도전해 올 것이라는 것이다.

호킹 박사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세 번째 경고 중 마지막 것은 기후 변화(Climate Change). 기후변화하면 지구 온난화, 온실 가스 배출, 탄소 배출량 등의 단어가 우리 귀에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실감을 못 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운동가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은 이와 같은 원인의 총체적 위기를 설명하면서 1년에 미국 코로나도 강 6개가 불어 바다 수면이 높아져 머지않아 중국 상해가 물에 잠기고 이 지역 2천만명이 피해를 당할 것이며, 미국은 플로리다 주가 사라지고 덴마크,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가 물속에 빠져 세계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징조들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어 북극 얼음이 녹아 북극곰의 생존을 위협하고 유럽에 가공할 폭설이 내리는가 하면 사막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2019년 UN 기후변화총회 발표에 의하면 기후변화 대응지수에서 61개 대상국 중 58위를 차지했고 탄소 배출량은 세계 7위나 되고 있다. 지구를 지키는 일에 낙제점수를 받는 것이다. 정말 2020년 우리나라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재난을 맛보고 있다.

코로나19가 그렇고 기록적인 장마와 폭우,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있음이 그렇다. 특히 이번 비 피해를 두고 일기예보를 하는 기상청이나 댐 관리를 하는 수자원공사를 원망하기도 하는 데 중요한 것은 기후환경에 대한 우리의 각성이 아닐까?

변평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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