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 초강수…현장에선 여전히 ‘내맘대로’

경기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칼을 빼들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벗고다니는 등 느슨한 방역의식을 보이는 도민들이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지침이 없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경기지역 곳곳에서는 의무화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오후 5시까지 파주 스타벅스 관련 확진자가 56명에 달했지만, 카페에서 가장 안일한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께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카페거리. 메인 골목 170여m를 걷는 동안 양편에 펼쳐진 카페 유리창 너머로 대화를 나누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보였다. 행정명령 처분 내용을 살펴보면 카페에서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 대화를 할 경우엔 다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카페를 가득 채운 이들은 음료를 다 마신 뒤에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골목 끝자락의 작은 카페에선 테이블 4개를 가득 채운 14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까지 내렸다. 이들의 거리는 짧게는 약 20㎝에 불과했다. 점주 이혜영씨(42)는 “경기도가 선제 조치를 잘해온 건 맞지만, 이번엔 갑작스러운 느낌이 있다”며 “이러다 점주까지 처벌을 받는 건 아닌지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시민들은 성남에도 많았다. 오후 1시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자리 잡은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분당선 야탑역과 도보 3분 거리인 이곳은 복합 쇼핑몰까지 함께 위치해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약 7천명에 달한다. 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서울ㆍ부산ㆍ대구ㆍ나주 등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간다. 그만큼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장소다. 그러나 이용객들은 버스에 몸을 싣는 동시에 마스크를 벗기 일쑤였다. 도의 처분 기준에 따르면 버스, 지하철 등의 운송수단은 모두 ‘실내’로 간주해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같은 시각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에 위치한 마장프리미엄휴게소 역시 낙제점이었다. 파라솔 아래 둘러앉은 이들은 마스크를 테이블에 올려둔 채 시원한 음료를 즐겼고, 흡연부스에 몰려든 시민들은 마스크를 손에 쥐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흡연 시엔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지만, 9㎡ 남짓한 좁은 공간에 거리두기 없이 6~7명씩 모여 있어 비말을 통한 전파가 우려됐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최대한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하되, 안 되면 경찰과 공무원이 직접 단속할 것”이라며, 경기도 전역에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음식물 섭취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상황에 해당한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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