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PC방,노래방 폐쇄했더니…호프집, 당구장으로

다중이용시설 위험천만 영업 이어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집합금지 명령 제외 다중이용시설이 위험천만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집합금지 명령 대상인 노래방, PC방, 단란주점 등이 패쇄하자, 당구장과 호프집 등 집합금지 명령 제외 업종으로 손님이 몰리는 풍선효과에 따른 것이다.

20일 오전 0시께 인천 남동구의 한 당구장. 7개의 당구대 중 빈 자리는 없다. 당구대마다 적게는 2명, 많게는 5명씩 북적인다. 마스크를 쓴 손님 단 1명이다. 나머지는 모두 맨얼굴을 드러낸 채 훈수를 두기도 하고, 같은 편인 사람끼리 손뼉을 마주치기도 한다. 맨손으로 잡은 큐대(당구봉)는 손과 손을 타고 전해지고 있지만, 손님이 바뀔 때도 소독은 없다. 흡연자들은 3.3㎡도 되지 않는 흡연부스에 들어가 마주보고 담배를 피며 대화를 나눈다.

흡연부스에서 나온 A씨(49)는 “평소에도 흡연공간들이 넓은 편은 아니라 크게 신경쓰이진 않는다”며 “코로나가 너무 길어지다보니 재유행 국면이라고 해도 크게 체감되진 않는다”고 했다.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부평구 동암역 인근 유흥가. 20개의 테이블 규모의 호프집은 3개의 테이블을 제외하곤 모두 손님이 가득하다.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두느라 1m이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고, 마스크를 쓴 손님도 없다.

또다른 호프집은 실내 공간에 손님이 가득찬 것은 물론 실외 테이블까지 손님을 받고 있다.

이 호프집 직원은 “코로나19 영향은 거의 안받고 있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온다”며 “일반 주점까지 문을 닫으면 다같이 죽자는 말 밖에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날 부평구, 서구에 있는 락볼링장도 북적였다. 락볼링장은 일반적인 볼링장과 달리 술을 마시면서 볼링을 치는 형태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한 볼링장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솔직히 유흥주점들이 문을 닫고 나서 손님이 더 늘어난 감이 있다”며 “영업을 하면서도 불안하긴 하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문가는 대응단계를 상향해 여러 명이 모이는 시설들을 당분간 폐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천시 역학조사관인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환기가 되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호프집이나 당구장 등의 시설도 당연히 위험하다”며 “신천지발 유행보다 지금이 훨씬 빠른 속도로 퍼지는 만큼 예방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응단계를 3단계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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