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골목상권이 또다시 무너지면서 ‘끝 모를 침체’를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점가와 전통시장 등을 찾는 손님이 대폭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찾은 수원시 아주대학교 인근 상권은 행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가게 대부분이 텅텅 빈 상태였고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곳도 눈에 띄었다.
아주대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성민씨(55)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전환되면 매출에 더 큰 타격이 있지 않겠냐”라며 “특히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재는 가게를 내놓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앞 상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형 PC방 3개, 노래방 등이 입점해 있는 대학교 앞 성안길 일원은 평소 유동인구가 가장 많았던 곳이지만, 이날은 썰렁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PC방, 노래방 등은 영업중지 처분으로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식당 등 30여개의 점포 중 절반가량은 영업을 중단했다. 이미 폐업해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인 가게도 있었다.
대형 고깃집을 운영하는 안옥순씨(55)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그래도 기존 매출의 60~70%까지는 회복했었지만, 재확산 이후 하루 매출이 5만원에 그치는 날도 많다”고 호소했다.
대표적인 골목상권인 전통시장 역시 상황이 어렵긴 매한가지였다.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매출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으나 또다시 큰 고비를 맞이한 것이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감염병 확산이 최고조에 달했던 3월보다 더 힘들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용인 중앙시장은 2~3만명씩 찾는 5일장이 또다시 중단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강시한 용인중앙시장상인회장은 “안 그래도 코로나로 힘든데 5일장이 또 중단된 탓에 시장상인들의 매출이 수억원 증발했다”며 “5일장은 야외 영업인 만큼 방역수칙만 철저히 준수한다면 오히려 안전한 데 대안없이 중단시킨 탓에 상인들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향기 광명전통시장 조합장은 “코로나가 잠잠해지며 전년 대비 매출이 80%까지 회복했으나 지금 또다시 반 토막이 났다”며 “상인들이 대책을 마련해보려고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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