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뿌리산업 시장이 신(新)동력 확충을 위해 대학가와 손잡았지만 외국인유학생의 비자 문제로 어려움(경기일보 1월30일자 6면)을 겪던 가운데 정부 당국이 지원책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지난 27일 ‘2020 뿌리산업 백서’를 발간하고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뿌리산업에 대한 지원 및 현황을 분석했다. 이 안에는 뿌리산업의 역사와 성공사례, 주요 기업 등 내용이 수록돼 있는데 특히 주목할 부분은 ‘뿌리산업 외국인근로자 체류 자격 변경 지원’에 관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7년부터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유학생 등 외국인근로자의 체류 자격 변경을 지원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인 숙련기능인력점수제 비자인 E-7-4 발급 쿼터를 늘리는 식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공감하는 입장이었다.
이때 제동을 걸었던 건 고용노동부였다. D2(유학), E9(비전문취업), H2(방문취업) 비자 등을 받은 외국인들이 숙련기능인력점수제 요건을 충족해 E74 비자를 받으면 국내 장기 체류가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점차적으로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뿌리산업 지원책이 마련되면서 통해 정부 부처 간 마찰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국내 뿌리기업에 재직 중이며 법무부의 E74 점수제 평가 항목 중 숙련도 부분의 ‘기량검증 통과’ 점수를 획득을 희망하는 외국인근로자(E9) ▲외국인근로자 체류 자격 변경(E9→E74) 심사 시 가점을 획득할 수 있도록 뿌리기업에 재직 중인 외국인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기량검증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국인근로자들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또는 사회통합프로그램(KIIP) 3단계 이상을 취득해야 하는 등 조건도 별도로 뒀다.
아울러 최근 10년 이내 ‘우수 뿌리기업(일하기 좋은 뿌리기업ㆍ뿌리기술 전문기업 등)’, ‘특화단지 입주기업(뿌리산업 특화단지 입주 뿌리기업), ‘내국인 고용창출 기업(최근 1년 10% 이상 내국인 고용이 증가한 뿌리기업)’에서 합법적으로 5년 이상 E9 자격으로 근무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추천서를 발급하고, 체류 자격 변경 심사에서도 가점을 주도록 했다.
즉 이번 지원은 외국인근로자의 비자를 ‘너도나도’ 전환하는 게 아니라 일정 수준 한국어에 능통하고 뿌리산업 업계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자에 한해서만 전환, 국내 뿌리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고 업무 숙련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뿌리산업 양성대학으로 선정된 한 대학교 관계자는 “우리나라 뿌리산업이 고령화되고 있어 대학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새로운 기술자로 양성하고 있는데 이번 지원을 통해 학생들이 업계에서 수월하게 자리를 잡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학교에서도 한국어 교육이나 현장 실습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이번 지원책은 뿌리산업의 숙련된 기능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기량검증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가지로 법무부(출입국관리사무소)와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뿌리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영세한 뿌리기업이 살아나고 인력난 해소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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