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소방관이 기계음만 들리는 신고 전화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10대 청소년의 목숨을 구했다.
2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3시50분께 119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재난종합지휘센터 소속 김경환 소방교(33)에게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는 인식하기 어려운 기계음만 들릴 뿐 신고자의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비록 2개월 차 신입 소방관이지만, 이 순간 김 소방교의 기지가 발휘됐다. 김 소방교는 기계음을 화재로 인한 단독경보형 감지기 소리로 판단하고, 즉시 현장에 출동조치를 내렸다. 김 소방교가 위치추적을 이어가며 걸려온 번호로 20여 차례 통화를 시도하는 내내 장민정 소방장은 관할 경찰서에 공조 요청을 했다.
신고 지점이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이었던 탓에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소방대는 마침내 불 켜진 집을 발견하고는 연기가 가득 찬 방안에서 신고자를 구해냈다. 신고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환 소방교는 “경보음은 울리는데 음성이 들리지 않아 급박한 상황임을 인지했다”며 “한 생명을 살리고 추가 피해도 막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권용성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재난종합지휘센터장은 “상황실 직원들의 침착한 대응과 현장 출동대원들의 발 빠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다”며 “신고 상황별 대처 방법 등 향후 교육에 이번 사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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