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차로가 꽉 막혔기에 사고가 났나 했더니 커피 기다리는 드라이브 스루 줄이더라고요.”
지난 1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용인시 신갈동에서 수원 방면으로 주행하던 최재혁씨(31)는 우회전을 하기 위해 오른쪽 끝 차선에 합류했다가 뜻밖의 교통 체증을 겪게 됐다. 평소 막히는 길이 아니었던 터라 의아하게 생각한 그는 다른 차량이 하나 둘 우회전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이내 정체의 원인을 알았다. 코너 넘어 자리하고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려는 차량이 수십 대 줄지어 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최씨는 “그야말로 커피 마시려는 차들이 길을 점령한 상태”라며 “뒤늦게 이를 알아채고 왼쪽 차선으로 이동하려다가 사고가 날뻔했다. 이대로라면 누구 하나는 사고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매장 내 음식물 섭취가 금지, 이로 인해 드라이브 스루에 차량 행렬이 몰려 교통체증은 물론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지난달 30일 수도권 방역 수위를 2.5단계로 격상하고 오는 6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만 허용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드라이브 스루에 인파가 몰리면서 도로가 정체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A커피숍 수원망포DT점은 차량이 5대가량 들어가면 꽉 차는 규모임에도 오후 1~2시 사이 10여 대의 차량이 대기 줄을 형성하고 있다. 이 도로는 우회전 차로로 이용되는 곳이지만 사실상 최근에는 임시 주차장 신세다.
또 직진 4차로 사이에 위치한 B커피숍 화성동탄DT점 드라이브 스루에서도 차량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탓에 곡예운전자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이곳은 4차선이 꽉 막혀 있어 대기열을 벗어나는 차들이 3차선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고, 3차선 차들은 다시 2차선을 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커피숍들 역시 고충이 있다. 일부 이용객들은 교통정리요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하나, 커피숍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몰라 추가 인력을 두는 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드라이브 스루 이용객 증가로 도로 주행을 방해한다거나 사고가 났다는 신고 등이 자주 들어온다”며 “드라이브 스루는 차량 유동이 많은 대로변에 위치한 경우가 많으므로 모든 운전자들이 안전 운전할 수 있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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