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봉사해 온 박정옥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동두천지구협의회장

“좋을 때는 누구나 잘 합니다. 참 봉사는 어려움 속에서 고통을 함께하고 나누는 것 입니다.”

박정옥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동두천지구협의회장(64)은 26년 8개월이 넘는 세월동안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살피는 나눔을 실천해 왔다. 피난민으로 살아온 부모를 만나 힘든 생활을 경험했기에 가능했다. 대충을 용납하지 못하고 매사 딱부러지는 일처리로 ‘똑순이’로 불리는 박 회장이 적십자사봉사회와 인연을 맺은 건 1993년. 동네 언니의 권유도 있었지만 힘든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지금은 건강하지만 어릴적에 다리를 절단해야할 정도로 골수염으로 고생했다”면서 “무엇보다 시각장애를 가진 큰 오빠를 보며 베푸는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봉사는 최근 공식집계된 기록으로 8천시간에 가깝다. 더불어 매월 수십만원이 넘는 돈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등 봉사는 이제 뼛속 깊이 스며들어 일상이 됐다. 동두천지구협의회가 지역내 최고의 봉사단체로 욱뚝선 배경 또한 박 회장의 진솔하고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2017년에는 여성단체협의회장으로써 여성의 권익신장에도 노력했다.

사회복지분야에 관심을 갖고 늦깎이 공부를 이어가는 이유도 있다. 자신의 희귀병과 시각장애 오빠의 영향도 컸지만 가고 싶은 대학을 포기하고 농협에 취업해 받은 새마을 교육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 때문이다.

박 회장은 “모든사람은 사회라는 구조 속에 직장을 얻고 도움도 받으며 살아간다. 따라서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데, 금전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자원봉사도 한가지 방법이라는 강사의 말에 인생관을 새롭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때의 다짐은 실천으로 이어졌고 2005년 서정대학교 사회복지과 학사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성교육ㆍ성상담 전문가 자격증을 비롯한 사회복지사2급, 보육교사1급, 보육시설장(장애아전담), 심리상담사1급, 요양보호사1급, 사회복지자원봉사 인증관리요원 등 자격증만 10개에 달해 이제는 적십자봉사자들을 상대로 강의할 정도로 사회복지 전문인으로 성장했다.

“시간을 금으로 알고 살아왔다”며 “묵묵히 도와준 남편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는 박 회장. “시간이 허락된다면 석사학위를 취득해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밝은사회를 이룩하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빛나고 아름답다.

동두천=송진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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