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이은 기상 악재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추석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최대 25% 증가할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 물가를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7만5천원으로 지난해보다 16.5%(3만8천400원)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고 8일 밝혔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경우 40만4천730원이 들어 지난해 추석보다 8만270원(24.7%)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밤은 지난해 생산량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량이 줄면서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채소류 역시 장마 등 날씨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배추는 올해 11주 연속 가격이 상승하며 1포기 가격이 지난해 5천원에서 올해는 1만5천원으로 3배에 달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늦지만 봄철 이상 저온현상과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잦은 태풍 등 기상 악재가 계속되면서 햇상품 출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협회는 4인 가족 기준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23만9천900원으로, 지난해보다 9.5%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물가협회는 과실류와 견과류, 나물류 등 차례 용품 29개 품목을 대상으로 서울과 인천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의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품목 중 사과를 포함한 26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사과는 5개를 준비하는데 지난해보다 9.5% 상승한 1만6천570원이 필요하고 배는 제수용 대과 5개를 사는데 2만190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호박은 장마와 태풍 등 영향으로 지난해 1천290원에서 올해는 1천900원으로 47.3% 올랐고 무는 작년보다 98.7%, 대파 1단은 40.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주부 김모씨(40ㆍ수원시 영통구)는 “안그래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인데 추석 차례상 비용까지 오른다니 부담이 크다”면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추석이 예년보다 시기적으로 늦어 정부가 비축물량과 계약재배 물량 등을 방출해 수급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상 이변이 없다면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가격 상승 폭은 지금보다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