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경기도체육회, 내홍에 방향성 잃고 표류

진정 잇따르고 복수노조 설립 등 분열 양상 심화

경기도체육회.경기일보 DB

경기도체육회가 민선 회장 체제 출범후 방향성을 잃고 표류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지난 1월 사상 첫 체육회장 선거 후 이원성 당선자에 대한 당선 무효 처분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정 다툼 끝에 한달 늦게 출범한 민선 도체육회는 6월 중순에서야 집행부를 구성했다.

선거 후유증으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 출범한 민선 도체육회는 안정을 되찾는 듯 했지만, 7월 중순 행정 책임자인 사무처장의 사임을 전후해 극심한 내홍에 휩싸여 있다.

시작은 체육회 직원이 업무추진비 과다집행 의혹을 경기도에 제기하면서 부터다. 이로 인해 도체육회는 지난 7월말께부터 한달 넘게 도의 특별 감사를 받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체육회 직원채용 문제와 도종합체육대회 개최지 선정과 관련, 일부 관련 직원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체육회 직원들은 “경찰조사가 인지 수사로 전해지고 있지만, 관련 문건의 유출과 정황 등을 볼 때 내부고발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에는 임직원의 체육회장 선거 개입과 범죄사실 확인, 채용비리 등 3가지 내용이 담긴 진정 민원이 접수됐다. 대한체육회는 이 민원 사항에 대한 조사를 도체육회 감사실로 이첩했고, 이 과정서 민원인 신원이 체육회 내부에 알려져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체육회장 선거로 촉발된 도체육회의 내부 갈등은 지난 2월 첫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활동 방향성과 운영에 의견을 달리한 직원과 노조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던 부서원들을 중심으로 복수노조 설립이 추진 중에 있어 내부 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달 가까이 사무처장의 공석이 장기화 되자 일선 체육계는 내부 갈등 봉합과 조직 안정을 위한 인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하며, 회장이 직접 나서 하루빨리 수습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체육회는 내부 혼란 속에 도, 도의회와의 소통도 사실상 단절된 상태로, 지방체육회의 법인화를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놓고도 시ㆍ군체육회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체육진흥재단 추진설까지 대두되면서 도체육회 구성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최근 돌아가는 상황에 요즘 걱정이 돼 잠이 안온다. 이러다가 진짜 잘못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면서 “누구 한 사람 나서 해결하는 사람이 없다. 직원들간 서로 눈치 보고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며 이게 조직인가 자괴감 마저 든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이원성 도체육회장은 “곪은 상처는 어차피 터져야 치유된다. 내부 갈등은 우려스럽지만 그렇다고 어느 편을 들수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안정이 될 것이다”라며 “사무처장 공모는 도의 의견을 기다리는 중이다. 조속히 조직이 안정돼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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