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2차 종합병원인 대찬병원이 병원 앞 버스전용차로를 내원객 차량의 주차 대기 공간으로 점유해 교통혼잡은 물론, 교통사고 위험까지 뒤따르고 있다.
12일 오전 11시께 남동구 대찬병원 앞 왕복 7차선 인주대로.
병원을 찾은 내원객 차량이 비상등을 켜며 차량 속도를 줄이자, 병원측 주차대행서비스 직원이 도로 한 쪽에 주차하라고 손짓한다. 내원객들이 잇따라 차량 키를 맡기면서 30분이 채 안돼 대찬병원 앞 인주대로 편도 3차선 중 버스전용차선이 주차장으로 변한다.
이들 주차 대기 차량은 병원 앞 버스정류장으로 진입하는 시내버스 운행까지 방해한다. 버스들은 정류장 진입로를 차지한 주차 차량을 피해 일반도로로 끼어들어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우고 있다.
병원이 영업을 위해 시민의 발인 버스 통행에 마저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인천경찰청 쪽에서 올라오는 우회전 차량과, 예술로 사거리에서 달려오는 직진 차량이 몰리면서 경적음이 울려대고 교통정체로 이어진다. 주차대행서비스 직원이 고객의 차에 타고 내리면서 뒤에서 오던 차가 급정거를 하는 등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도 벌어진다.
이정미씨(55·연수구)는 “병원 앞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라며 “사거리에서 우회전 하자마자 주차된 차를 맞닥뜨린 적이 있어서 항상 조심해서 다니는데, 단속을 왜 제대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찬병원은 2015년 개원 때부터 기계식주차장을 설치해 이용하고 있다. 시설 작동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고객이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 들어가면 주차대행서비스 직원이 차량을 조금씩 이동시켜 기계식 주차장에 주차한다. 병원 앞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이유다.
병원 측은 주차장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찬병원 관계자는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주변의 주차장 부지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차장 입구에 안전 요원을 많이 배치하고, 주변 공터나 상가 주차장을 이용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10분 내로 움직이는 차는 불법주정차 단속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 앞 차들을 단속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차장 직원에게 차를 세우지 말라고 요청하고, 1일 2회씩 더 철저히 단속해 시민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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