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177%, 업계 평균 못 미쳐…2조8천억원 대체투자, 작년보다 2천600억원 증가
대주주가 바뀐 지 1년을 맞는 롯데손해보험이 실적 개선은 일궜지만 RBC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체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이 나면 문제가 안되지만 부실이 생기면 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전자공시 등 확인 결과, 롯데손보의 실적은 1년 전보다 개선됐다. 반기 기준 영업수익은 1조9천억원에서 2조4천억원으로, 영업이익은 522억원에서 900억원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다. 롯데손보는 지난 1년간 점포·조직·임원수를 줄이고 명예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바뀌고 기획재정부 출신인 최원진 대표이사가 취임한 후 벌어진 일이다.
업계 평균보다 낮은 RBC(지급여력)비율도 차츰 개선되는 모양새다. RBC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지급할 보험금으로, 보험계약자들이 한꺼번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비율이다. 지난해 9월 140%였던 비율은 상반기 177%까지 올랐다. 하지만 손보업계 평균 240%와 비교하면 롯데손보의 비율은 한참 낮다.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대체투자금액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상품이 아닌 부동산·항공기·선박 등 상품에 투자한다. 롯데손보의 2분기 대체투자액은 2조8천300억원으로 작년 2조5천700억원 대비 약 2천6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롯데손보 자본 1조원을 2배 넘는 규모다. 투자비중은 전체 투자액의 약 37%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체투자는 자산에 대한 정확한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렵고, 비정형적인 자산으로 유동성이 낮다는 위험이 있다. 대체투자자산이 부실해지면 자본금과 RBC(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RBC비율이 낮은 롯데손보에게 과도한 대체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석호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봉쇄 상황에서 부동산, 항공기 등 해외대체투자는 현금흐름의 차질과 손실 발생 우려가 있다”라면서 “도를 넘는 해외대체투자 비중을 보이는 일부 보험사는 손실이 커지면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롯데손보는 항공기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아직 부실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익률이 1분기 7%에서 2분기 5%로 하락했다. 이런 와중 롯데손보는 대체투자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대체투자 전용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었다. 투자대상은 선진국 대체투자 자산이다. 약 1천억원 규모이며 롯데손보가 대부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대체투자의 비중이 크고 수익률은 좋다. RBC비율이 높으면 좋지만 그간 여건이 안됐다”라면서 “대체투자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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