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고의 사고를 낸 후 보험금을 타내는 이른바 ‘보험빵’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은 ‘보험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15일 경찰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천 계양경찰서는 최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B씨 등 96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2017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부평IC(서인천방향) 진입로, 부평사거리, 부평시장 로터리, 천대고가 인근에서 렌터카를 빌려 총 30차례에 걸쳐 고의사고를 내고 3억3천여만원의 보험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렌터카를 빌려 보험에 가입하고 좌·우회전 후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사고 다발지역에 대기하다가 차선을 침범하는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는 식이다. 차에는 최소 4명 이상이 탄 채 사고를 냈고,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보험금을 주범인 A씨의 차명계좌로 입금하고 건당 20만~30만원씩을 받았다.
A씨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범행 가담자를 모집했다. 지인들에게 ‘보험빵’ 의사가 있는지를 묻고, 가담하는 지인이 또다른 지인을 데려오는 피라미드 방식이다.
그런가하면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최근 웹사이트를 만들어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을 나눠 보험사기를 공모한 일당 100여명을 검거했다. 지난 2018년 9월말부터 최근까지 웹사이트에 ‘고의사고를 내면 일당 30만원을 주겠다’는 글을 올린 뒤 60여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공모, 5억7천만원의 보험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다.
이들 역시 렌터카나 오래된 외제차를 범행에 이용했고, 가해자 역할을 맡은 차량이 피해자 역할의 차량을 들이받는 식으로 범행했다. 이 밖에도 계양서 사건과 마찬가지로 좌회전시 차선을 침범하는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는 수법도 이용했다.
인천지역에서는 최근 이 같은 보험사기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56건이던 보험사기는 지난해 239건까지 늘었고, 올해 8월까지 이미 159건이 발생해 지난해의 절반을 훌쩍 넘긴 상태다.
김창호 계양서 지능팀장은 “사고 현장에서 차를 빼지 않고 기다리거나 만약 교통체증 유발이 심하면 라카 등으로 명확하게 사고 위치를 체크해야 한다”며 “사고가 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면 나중에 조사를 거쳐 입건없이 보험처리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보험사기가 차선침범 등 상대방의 과실이 있는 경우 집중적으로 생겼지만, 지금은 잘못이 없어도 무조건 사고를 유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희·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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