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의회 문화재단 예산 전액 삭감…연내 문화재단 출범 어려워

예산삭감으로 새로 채용한 직원 봉급도 주지 못할 판

연내 과천문화재단 출범이 어렵게 됐다. 과천시의회가 지난 18일 추가경정 예산심의에서 과천시가 제출한 문화재단 출연금 5억9천만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과천축제를 비롯해 문화예술 행사 추진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20일 과천시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과천문화재단 창립총회와 법인설립 허가, 등기 절차를 마무리한 후 연내 과천문화재단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었다. 문화재단은 시민회관 문화시설 관리와 과천축제 등 지역의 각종 축제를 주관하고,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시는 지난 5월 예술의전당 상임이사와 서초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한 박성택 씨를 과천문화재단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문화팀장 등 직원 12명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과천시의회가 지난 18일 과천시가 제출한 과천문화재단 출연금 5억9천만원과 과천 생활문화센터 사업비 6천900만원 등 문화재단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내년도 문화예술 행사 계획수립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이달 채용 예정인 12명의 신규직원에 대한 급여조차 지급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과천시 문화예술인들이 과천시의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과천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과천시 문화 예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과천문화재단이 예산문제로 제때 출범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문화재단의 출범이 늦어져 내년도 문화예술 행사에 차질이 빚어지면 모두 책임은 시의원들이 져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과천시의회 한 시의원은 “과천시가 문화재단 설립 과정에서 행정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특히, 신규 직원 채용은 5-6명 내외라고 보고하고도 실제는 12명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며 “과천시는 문화재단을 설립할 목적으로, 시의회에 거짓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재단이 도시공사 직원을 고용승계하기로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신규직원을 많이 뽑게 됐다”며 “문화재단 출연금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면 내년도 문화예술 행사 진행이 어려워 재상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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