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께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센터. 김아름 소장은 긴장한 표정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에게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재외국민 원격치료’ 1호 환자가 탄생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컴퓨터 앞에 앉아 중동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파견근로자 남성의 증상을 듣고 진료를 시작했다. 20분 뒤인 오후 4시에는 스웨덴에 사는 한 여성이 2호 환자로 김 소장의 진료를 받았다.
20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허용한 재외국민 원격치료 1,2호 환자가 인하대병원에서 나왔다.
재외국민 원격치료는 재외국민이 애플리케이션에 상담 요청과 증상 등을 입력해 정보를 전송하면 국내병원에 속한 의사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영상 진료를 하는 시스템이다. 상담부터 일반의약품 안내, 처방전 발급까지 전 과정이 영상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해외 현지의 자국민 우선정책으로 인해 병원 이용에 제한을 받거나, 언어 및 문화장벽과 교통 등 접근성 문제가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전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3천만명을 돌파하면서 재외국민들의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갈증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김영모 인하대병원 원장은 “여러 경로로 해외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유학생 등 장기 거주자들이 의료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얘기를 들어왔다”며 “의료기관으로서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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